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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경영' 박용만 회장의 승부수

  • 2013.07.23(화) 07:17

2년째 '두산 글로벌 포럼' 개최..1석3조 효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파격행보는 언제나 화제였다. SNS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을 무렵 그가 트위터를 통해 선보인 각종 스토리들은 인터넷을 달궜다. 아이폰, 아이패드도 그의 손을 거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대한민국 대표 '얼리 어답터'인 그가 최근에는 '포럼 마케팅'에 나섰다. 포럼을 통해 세계적인 석학·유명인사와  만나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포럼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쌓는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PGA 메이저 골프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 오픈'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2011년까지만해도 두산그룹의 후원은 여느 다른 기업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두산의 후원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브리티시 오픈을 앞두고 두산은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한 포럼을 기획했다. 작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용만 회장의 지시였다.

박 회장은 '브리티시 오픈'이라는 세계적인 골프 행사에 전세계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에 주목했다. 이런 행사에 단순히 후원사로서 회사 로고 알리기에만 나서는 것은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린 '제2회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 박용만 두산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은 작년부터 포럼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두산을 글로벌 200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사업의 성공이 필수다. 두산은 그동안 해외 M&A를 통해 '원천기술' 보유 기업들을 확보해 왔다. 글로벌 종합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어떤 사업이든 사업의 진척을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특히 해외 사업이 많은 두산의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과 중국 등에 처음 진출했을때 네트워크 부재로 고생했던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포럼과 같은 행사를 통해 전세계 각국의 정계, 관계, 재계 인사들과 교류의 끈을 이어두는 게 절실했다.

◇ 예상치 못한 대성공

작년 처음 개최된 '제1회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렸다. 브리티시 오픈 개최 기간중에 포럼을 열었다.

1회 포럼 초청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등이었다.

이밖에 바렐 프리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 부총재, 피에르 니콜리 BNP파리바 에너지 및 인프라 부문 대표, 중국 친환경 도시(Eco-City) 설계를 담당했던 조나단 워첼 맥킨지앤컴퍼니 디렉터와 도시계획 전문가인 피터 헤드 EST 이사장도 참석했다.


[박용만 두산 회장이 작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1회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주제는 '위기 후 세계 경영 환경'과 '인프라 산업의 도전과 기회'로 나눠 진행됐다. 당시 전세계 기업들이 처한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석학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또 두산의 사업분야인 인프라 부문에 대한 전세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만나볼 수 있었다. 박용만 회장은 첫날 개막연설을 한 이후 각 세션마다 들러 의견을 듣는 등 적극적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포럼이 끝난 직후 두산은 내부적으로 포럼의 실효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결과는 대단했다. 참석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주제도 시의 적절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두산이라는 기업과 그 기업의 CEO인 박용만에 대해 잘 알게 됐다는 답변이 많았다. 큰 수확이었다.

◇ 세계적 석학을 두산 품으로

1회 포럼의 성공에 고무된 두산은 2회 포럼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브리티시 오픈 기간에, 장소 역시 브리티시 오픈이 개최되는 스코틀랜드로 정했다. 주제는 '세계경제, 도시화, 혁신적ICT융합의 미래 전망'이다.

올해 포럼 참석자는 1회때보다 더 공을 들였다.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총리,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폴 크루그먼 美 프린스턴대 교수, 타일러 코웬 美 조지메이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 미국 오바마 정부 에너지부 과학차관을 지낸 스티븐 쿠닌 뉴욕대 도시과학연구소장,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독일 보쉬의 소프트웨어혁신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스테판 퍼버(Stefan Ferber) 박사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아울러 카즈오 오모리 일본 스미토모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UAE, 브라질, 남아공 등의 인프라·기계 관련 글로벌 기업 CEO들도 스코틀랜드 어딘버러로 모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제2회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두산의 경영철학인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포럼 효과는 확실했다. 새먼드 총리는 포럼에서 두산이 두산밥콕을 통해 스코틀랜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에 대해 언급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두산의 철학인 '인재'에 대해 강조했다. 세계 정계 유력인사들이 포럼을 통해 두산을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린 셈이다.

박 회장은 이번에도 포럼에 적극 참여했다. 이를 통해 각계 유명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고객사 CEO들과 많은 의견을 나눴다. 그의 노림수대로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포럼이라는 공개된 장(場)을 통해 세계적인 석학은 물론 사업 파트너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두산 포럼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포럼을 통해 글로벌 두산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포럼으로 새 자산을 얻다

두산은 이번 포럼을 회사 홍보에 십분 활용했다. 사실 두산은 발전, 플랜트, 건설장비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라서 있다. 하지만 이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따라서 두산은 이번 브리티시 오픈 기간동안 두산 포럼을 활용, 전세계에 두산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짰다. 위에서는 CEO가 밑에서는 각 계열사들이 전방위로 글로벌 홍보에 나선 셈이다.

우선 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기간 내내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시내에는 두산 로고와 함께 발전, 건설기계, 해수담수화 등 두산의 비즈니스를 나타내는 아이콘으로 장식된 대형 버스가 시내 곳곳을 누볐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브리티시 오픈 기간동안 에딘버러 시내를 순회하는 두산 브랜드 버스, 작년 브리티시 오픈 경기장 내 두산 부스, 박용만 두산 회장(왼쪽 두번째)이 피터 도슨 영국왕실골프협회장에게 건설장비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두산이 설치한 굴삭기 시뮬레이터를 시연해보는 현지 관람객들]

아울러 브리티시 오픈 대회장에서는 전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장을 설치했다. 여기에는 건설기계, 발전 등 비즈니스에 관한 전시물 외에도 굴삭기 시뮬레이터, 스크린 골프 등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작년에는 1만802명이 두산 전시장을 방문했다. 특히 관람객들에게 스크린 골프 코너가 큰 호응을 얻었다, 굴삭기 시뮬레이터는 어린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한편 글로벌 브랜드 분석업체인 레퓨컴(Repucom)은 작년 ‘브리티시 오픈’ 기간 TV중계에 두산 로고가 노출된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915만파운드(약 160억원)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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