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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PC]①모바일에 먹혔다

  • 2013.09.30(월) 11:28

PC 출하량 두자릿수 급감
태블릿 급성장.."PC시장 와해될 것"

개인용 컴퓨터(PC)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대거 등장한 결과다. 시장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동안 PC를 주력으로 삼던 기업들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부상하는 태블릿PC 시장과 급변하고 있는 PC산업, 국내업체들의 대응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영업직에 근무하는 김모씨(34)는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으로 밤사이 발생했던 주요 뉴스들을 점검한다. 사무실에 들르지 않고 고객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는 태블릿PC를 이용해 견적과 계약서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현장에서 바로 퇴근한 김씨는 집에서도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한다. 집이나 사무실에 개인용 데스크톱 컴퓨터가 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사용할 뿐이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들이 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머지않아 태블릿PC 출하량이 PC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지는 PC

 

지난 4월 IT전문 조사업체인 IDC가 발표한 수치는 PC 제조업체들에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1분기 데스크탑과 노트북을 합한 전세계 PC 총 출하대수가 전년동기대비 14% 줄어든 7630만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분기기준 출하 감소폭이 역대 최대치였다.

 

PC 출하대수의 감소는 이미 예상된 부분이었다. 문제는 그 감소폭이 전망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약 8% 가량 출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1분기 기준 세계 1위 업체인 휴렛-패커드의 출하량은 1200만대 가량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급감했다. 델 역시 11% 줄었다. 저가공세에 나서고 있는 레노보가 HP를 30만대 가량의 차이로 추격하며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8'을 출시한 시기였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더 컸다.  밥 오도넬 IDC 애널리스트는 “(윈도8이) PC시장을 되살리는데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가트너의 발표 역시 PC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10.9% 감소했다. 1년전 8523만대에서 7600만대까지 떨어졌다.

 

PC시장 전통의 강자인 델(Dell)은 지난 12일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실적부진을 견디지 못한 결정이다. 델의 상장폐지와 관련,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꺼번에 4단계 강등했다.

 

◇ 뜨는 태블릿

 

반면 태블릿PC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 개인용 PC보다 편한 이동성 등의 장점을 무기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 IDC는 오는 4분기 태블릿 출하량이 8410만대로 PC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2011년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 시장이 본격적으로 출시된 지 3년여만이다.

 

IDC는 연간기준으로도 2015년이면 태블릿이 기존의 PC를 완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형컴퓨터 시장중 스마트폰이 65%, PC가 20.2%, 태블릿이 14.6%로 예상되지만 2015년에는 PC와 태블릿의 점유율이 각각 15.1%, 15.8%로 역전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갈수록 이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관련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태블릿 PC가 와해성 제품(Distruptive Product)의 속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보다 주변 영역을 잠식하는 성격의 제품이란 의미다.

 

신동형 책임연구원은 "태블릿이 PC와 노트북 시장을 와해시키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난관은 MS 윈도우 기반에서 구동되는 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영역에서 MS-인텔 기반의 PC 및 노트북을 잠식해 나갈 수 있는 틈들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태블릿PC로 인한 PC산업의 와해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본격적인 위협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는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인텔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는 것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책임연구원은 "북미시장의 경우 중소형TV가 상당부분 태블릿PC로 대체됐고, 노트북 역시 전환되고 있다"며 "태블릿의 성능이 높아지고 관련 시스템이 확산될수록 이같은 경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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