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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공백]②SK, 실적 부진...先안정 後성장

  • 2013.12.13(금) 11:22

올해 일부 계열사 제외 전반적 부진
주요 CEO 유임..협의회 체제 한계 우려

재계에게 2013년은 시련의 한 해였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됐고 국내 경기 역시 어깨를 펴지 못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몇몇 기업들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총수가 부재중인 기업의 경우 더욱 어려운 시기였다. 이들 기업의 올해 성적표와 내년 전망 등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산다

SK, 실적 부진...안정 성장

한화, 총수 빈자리 컸다

CJ, 신성장 '엔진' 멈췄다

 

'안정과 성장' 내년 SK그룹의 키워드다. 기업의 속성상 '성장'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실제 무게중심은 '안정'쪽으로 쏠려 있다는 평가다. 내년을 준비하는 정기인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들이 지금의 자리를 지켰다. 변화를 도모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해 몇몇 계열사들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내외 경기가 부진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총수가 장기간 공백상태라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 엇갈리는 실적..계열사 희비

 

올해 SK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은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좋았던 반면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등의 실적은 부진했다. 16개 계열사중 12개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그룹 전체적으로는 부진했다는 평이다.

 

그나마 SK하이닉스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이 도움이 됐다. SK하이닉스는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계 매출 10조7974억원, 영업이익 2조59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조4438억원, 영업손실 2522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적표를 내놨다. SK하이닉스는 그룹내 계열사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텔레콤도 매출은 정체됐지만 수익성이 개선됐다. 3분기 누계 매출은 12조3072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5014억원으로 23.5%나 증가했다. SK종합화학, SK C&C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연결기준 3분기 누계 매출은 50조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6조원 가량 적었다. 누계 영업이익도 7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SK네트웍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 29.1% 감소했다. SK케미칼을 비롯 건설, 가스, 해운 등의 계열사들도 부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으로 인수한 SK하이닉스의 그룹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감한 인수합병이 그룹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내년도 위기대응체제 지속

 

지난 10월 SK그룹 주요 CEO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정한 2014년 경영방침은 '위기속 안정과 성장 추진' 이었다. 경제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총수의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일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두드러졌다. 대부분 주력계열사의 CEO는 물론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의 수장들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아래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등을 갖추고 있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주력 계열사의 CEO들이 맡고 있다. 전략위원장은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글로벌성장위원장은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맡는 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장들이 그대로 유임된 만큼 내년에도 그룹 경영기조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올해 많은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했고, 내년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몇개 계열사를 제외하곤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큰 무리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만일 지금과 같은 체제에서 SK하이닉스가 매물로 나왔다면 협의회에서 이를 인수하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룹 총수의 공백은 평상시보다 위기상황이나 중장기적인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요하는 시점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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