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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공백]①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못' 산다

  • 2013.12.13(금) 11:22

SK, 한화, CJ 등 위원회 체제 가동중
총수 장기공백 전망..성장전략 수립 애로

재계에게 2013년은 시련의 한 해였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됐고 국내 경기 역시 어깨를 펴지 못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몇몇 기업들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총수가 부재중인 기업의 경우 더욱 어려운 시기였다. 이들 기업의 올해 성적표와 내년 전망 등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산다

SK, 실적 부진...안정 성장

한화, 총수 빈자리 컸다

CJ, 신성장 '엔진' 멈췄다

 

SK와 한화 그리고 CJ. 이들 그룹에게 지난 1년은 악몽과도 같았다. 그룹의 총수들이 모두 구속되거나 구속집행 정지 상태에 놓여 경영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화와 CJ는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위원회 체제를 구축했다.

 

문제는 총수의 공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총수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대규모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기적인 대응은 가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사진 왼쪽으로부터 김승연 한화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현 CJ 회장.

 

◇ SK·한화 역전 기대..CJ '이제 시작'

 

한화그룹은 대법원에서 김승연 회장의 일부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이 이뤄지면서 마지막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26일이면 피고인 신문과 증거조사, 최후변론이 끝난다.

 

김 회장은 현재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중이다. 법원은 내년 2월 이전에는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김 회장의 배임액이 줄어든다면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 집행유예를 받는다면 최선의 결과다.

 

SK그룹은 한화와 마찬가지로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기대하고 있다. 2심에서 김원홍 전 고문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판결을 내린 만큼 대법원에서 이 부분을 수용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만일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경우 다시 다퉈볼 여지가 생긴다. 최태원 회장에 대한 판결 역시 내년 2월 안에는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역시 내년 2월 정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심 결과에 따라 항소심, 그리고 상고심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CJ그룹 입장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기공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신장이식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 비상경영체제 장기화 불가피

 

이에 따라 이들 그룹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비상경영체제 가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히 CJ그룹의 경우 내년에 상황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만큼 상당기간 현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SK나 한화 역시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을 감안할 경우 그룹 회장의 공백이 길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재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산하 위원회, 한화는 비상경영위원회, CJ는 그룹경영위원회를 통해 총수 부재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그룹 모두 위원회 체제와 함께 계열사별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그룹 경영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지금까지 오너십 체제에 맞춰 성장해온 조직이었던 만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짜여진 계획들이 있으니 단기적인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답답한 상황"이라며 "가령 중요한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해외사업 등 중장기적인 성장전략 수립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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