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포스코는 영위하는 사업이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상스러울 만큼 두 기업은 닮아 있다. 우선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현재는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이다. 두 기업 모두 정부의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기업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최근 몇 년간 CEO 선임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KT가 신임 CEO를 선임했다. 정부의 입김보다는 혁신을 택했다는 평가다. 차기 CEO 선임을 준비하는 포스코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포스코, 신임 CEO 선정 작업 '스타트'
포스코는 현재 차기 CEO선출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달 25일 사외이사로 CEO승계 자문단을 꾸려 후보자 물색에 나선 상태다. 여기서 추려진 후보들은 오는 20일 구성될 CEO후보추천위원회로 넘어간다.
후추위는 이들 후보들에 대한 검증과 면접 등을 거쳐 내년 3월 14일 이전에 CEO 후보를 선임한다. 후추위 멤버는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 등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 포스코는 지난 2008년말 신임 CEO로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선임 직후 정부가 정 회장을 낙점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후 정 회장의 행보도 이런 추측들을 뒷받침 했다. |
하지만 여기에는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정부다. 정부는 승계자문단이나 후추위 멤버들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정부는 후추위 멤버들이 정부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이들이 뽑은 차기 CEO도 정부가 그리고 있는 혁신의 포스코를 이뤄낼 수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신임 포스코 CEO 후보 선정은 정부측의 외부 인사와 포스코 내부 인사간의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8년 말 차기 회장직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의 경쟁과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속내는 같은 양상이다.
당시 정준양 후보가 회장에 선임되며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준양 후보를 낙점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정 회장의 횡보는 이런 설(說)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당시의 경쟁은 표면적으로는 내부 후보간의 경쟁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외부와 내부의 경쟁에서 외부가 승리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 "철강업과 현장을 알아야 한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반드시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이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온갖 '외풍(外風)'에 시달렸던 만큼 이번에는 독립적인 민간기업으로서의 권리를 찾아야한다는 것이 내부 정서다.
비록 정준양 회장마저 외풍에 중도 사퇴하게 됐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산업의 특성상 철강업을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 와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내부 인사가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이구택 전 회장이나 정준양 회장 모두 제철소장 출신이다. 현장을 잘 아는 리더라는 인식이 강하다.
◇ "철강업과 현장을 알아야 한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반드시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이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온갖 '외풍(外風)'에 시달렸던 만큼 이번에는 독립적인 민간기업으로서의 권리를 찾아야한다는 것이 내부 정서다.
비록 정준양 회장마저 외풍에 중도 사퇴하게 됐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산업의 특성상 철강업을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 와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내부 인사가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이구택 전 회장이나 정준양 회장 모두 제철소장 출신이다. 현장을 잘 아는 리더라는 인식이 강하다.
▲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CEO는 현장 출신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철강업에 대한 이해는 물론 현장에 대한 경험이 있는 수장이 와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구택 전 회장과 정준양 회장 모두 제철소장 출신이다. |
지난 2008년말 차기 회장 선임 당시 윤석만 후보가 밀렸던 것도 현장에 대한 경험 부족 때문이었다. 포스코는 전통적으로 현장 경험을 중요시 한다.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회사를 맡길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 철강업체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는 대한민국에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많은 기업"이라며 "따라서 포스코의 수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업계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 "내부 인사로는 포스코 혁신 불가능"
반면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가 보기에 포스코는 '정체된' 조직이다. 국내 철강 시장에서 오랜 시간 우월적 지위에 있다보니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외부 충격을 통해서라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외부 인사는 대부분 정치인 출신이다. 심지어 잊혀진 정치인 출신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이들은 철강산업은 물론 현장 경험도 없다. 하지만 포스코 내부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다.
한 철강업체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는 대한민국에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많은 기업"이라며 "따라서 포스코의 수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업계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 "내부 인사로는 포스코 혁신 불가능"
반면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가 보기에 포스코는 '정체된' 조직이다. 국내 철강 시장에서 오랜 시간 우월적 지위에 있다보니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외부 충격을 통해서라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외부 인사는 대부분 정치인 출신이다. 심지어 잊혀진 정치인 출신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이들은 철강산업은 물론 현장 경험도 없다. 하지만 포스코 내부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다.
▲ 신임 CEO 선임을 앞두고 포스코 내외부에서는 정체된 포스코의 혁신을 위해서는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전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신임 회장 체제가 출범할 때마다 '혁신'을 부르짖지만 제대로된 적은 없었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차라리 외부 인사가 낫겠다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조직은 매우 세분화 돼 있다. 따라서 사안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포스코가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랜기간 공기업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기업문화를 가지다 보니 변화에는 둔감하다.
한 중소 철강업체 관계자는 "포스코의 의사결정 과정은 매우 더디다"면서 "신중한 것도 좋지만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체돼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경우 내부 인사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작았지만 포스코는 다르다"며 "하지만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 포스코의 주장처럼 내부 인사가 CEO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