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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안녕한가]①1등의 고민이 시작됐다

  • 2013.12.24(화) 15:48

삼성전자에게 2013년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시기였다.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등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주요사업은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진짜 고민은 이제 막 시작됐다. 정점에 서 있는 지금, 미래를 고민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1등 삼성전자의 고민을 주요 사업별로 짚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1등의 고민이 시작됐다
②반도체, 시스템LSI를 키워라
③UHD TV에 미래 달렸다
④갤럭시, 오늘은 1등 내일은?
⑤갤럭시, '영혼'을 심어라

 

앞만 보고 달려왔고, 앞으로 치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아직 지치지 않았다.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이내 추월당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앞선 주자를 따라왔지만 앞으로는 먼저 달려나가야 한다.

 

'패스트 팔로워(Fast Follwer)'. 빨리 따라붙는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다. 선두기업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회사를 뜻하기도 한다. 그동안 산업의 역사가 짧은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사용해온 전략이다.

 

과거의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사업분야에서 삼성은 업계의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선두업체를 빠르게 따라 붙었고, 특유의 장점을 살려 선두 자리까지 올라섰다. 특히 올해는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경쟁기업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빛나는 실적..영업이익 40조 육박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대략 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도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에서만 9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TV와 디스플레이가 다소 부진했지만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하고 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시스템LSI와 OLED사업이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약 235조원 가량, 영업이익은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TV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후발업체와의 격차도 벌렸다. 부품에서 완제품까지의 수직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 빠른 추격자는 잊어라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성장이 정체될 경우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다. 수년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후발주자였지만 지금은 선두 기업이 됐다. 앞으로는 이를 지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과거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기업들이 단기간에 몰락하는 과정을 지켜본 만큼 삼성전자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얼마전 뉴욕타임즈는 '삼성, 불안한 선두’(Samsung; Uneasy in the Lead)'라는 기사에서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트렌드 세터로 변신해야 하는 점, 구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점 등이 삼성의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갤럭시 기어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다며 트렌드세터로의 길이 험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드로이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의 성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을 가진 '박시(Boxee)'를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 기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창의력과 독창성을 강조하는 것도 과거 하드웨어 중심의 체제에서는 더 이상 발전이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해외인력들을 대거 채용하는 것도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기 위한 일환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사업,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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