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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성장동력]①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 2014.02.18(화) 13:43

기존 사업 한계상황 봉착..새 돌파구 찾기 골몰
2차전지·바이오 등에 집중 투자..정책 지원 필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의 대를 이을 신(新) 성장엔진이 필요하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서야 새 지평이 열린다. 고정관념을 깨고 기업가정신의 날을 다시 세워야 하는 이유다. 향후 10년, 20년을 먹여 살릴 신성장 업종과 이를 준비하는 기업, 풀어야 할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껏 영위했던 사업들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새로운 사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찾는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성공 가능성과 시장 전망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그동안 쌓아왔던 것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각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데 신중을 기하는 까닭이다. 게다가 경기침체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안갯속에서 제대로된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 기업들의 당면 과제다.

◇ 쪼그라드는 기업 살림

 

올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여전히 영하권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상장기업 153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1~3분기까지 상장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들의 경우 전년대비 0.48% 줄었다. 평균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들의 성장,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들도 악화됐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총자산증가율은 지난 2008년엔 전년대비 20.07%였지만 작년(1~3분기)엔 3.04%까지 떨어졌다.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8년 6.11%였던 것이 작년(1~3분기)에는 5.62%까지 낮아졌다. 특히 한해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008년 28.1%에서 작년(1~3분기) 37.6%으로 증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도 내수부진과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가 많아 기업 실적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주력사업 '한계 시그널'

국내 대표 기업, 대표 업종들도 이미 '한계 시그널'들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업계를 석권한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8% 줄었다. 이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65.8%를 차지한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 부문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어 휴대폰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내수 시장에서부터 현대·기아차의 독과점적 지배력이 허물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작년 내수 판매량은 총 64만698대에 그쳤다. 전년대비 4% 감소했다. 수입차 공세에 밀렸다.
 
조선 산업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여전히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거 살아남기 위해 저가로 수주했던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고꾸라졌다.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비 60%나 줄었다.

◇ 방향을 틀어라
 
주력 업종에서 한계를 느낀 대기업들은 이제 '익숙한 것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가장 많이 뛰어든 업종은 2차전지다. 수년전 하이브리드카가 각광을 받으면서 자동차용 대용량 전지가 인기였다. 특히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 들면서 2차전지 산업은 활황을 맞았다.

현재는 자동차 산업의 정체로 이 부문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그러나 노트북, 휴대폰 등 소형 전지의 수요는 꾸준하다.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2차 전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는 주춤한 자동차용 배터리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태양광 부문도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업황 침체로 사업을 보류하거나 중단한 곳이 적지 않다. 태양광 업황은 올해부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NG복합화력은 SK, GS, 포스코 등 에너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원전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대체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LNG복합화력은 원전에 버금가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게다가 강화되는 온실가스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바이오 제약과 의료기기 등도 신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이 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함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명과학, IT, 환경, 식품, 에너지, 농업, 해양 등 모든 분야를 융합시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밖에도 포스코와 현대차 등이 주목하고 있는 신소재 산업도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각 산업에서 소재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소재 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신성장동력 사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연구개발 투자 지원이나 인프라 확충 등 신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손톱 밑 가시'와 같은 낡은 규제를 걷어내고 지원 법안 등을 적기에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공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정책 패러다임은 집중적인 자금 지원과 성과를 중시하는 단기성과 위주였다"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정부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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