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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노사불이 정신 실천”..10년 갈등 끝

  • 2014.12.29(월) 16:43

제3기관에 노사 문화발전 위한 소정 금액 기부

“기업의 핵심은 사람이며 사람을 중시하지 않고는 기업의 어떤 첨단 지식도 무가치한 것이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칠 때 무한한 도전을 이룰 수 있다.”

 

코오롱그룹이 노조와의 10년 갈등을 끝내고 창업주인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을 이어가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은 노사 상생과 노사 문화발전을 위한 소정의 금액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기부처는 검토 중이고 기부 금액은 상호 합의를 통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코오롱 측은 “2005년 이후 정리해고자들과 10년 가까이 계속된 갈등을 씻고 노사 상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지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웅열 코오롱 회장(오른쪽)이 26일 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49재가 열린 서울 길상사를 찾은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 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02년부터 영업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한 코오롱인더스트리(당시 ㈜코오롱)는 2003년 875억원, 2004년 151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외부로부터 경영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요구받았고, 자산매각과 임원 상여금 반납 등을 실시했으나 재무개선에 실패해 인력을 감축했다.

 

회사 측은 2004년 특별 위로금이 포함된 조기퇴직우대제를 시행해 421명을 감축했으나 경영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2005년 78명을 정리해고했다.

 

이 중 일부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무효를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에 각각 구제신청과 소송을 냈다. 2006년 중노위에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기각됐고, 2009년 대법원에서도 정리해고는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에도 정리해고자들은 코오롱 본사 앞에서 천막시위를 하기도 했고, 코오롱스포츠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최일배 정리해고자 대표는 지난달 5일부터 단식을 시작했지만 지난 14일 종료했고, 이동찬 명예회장의 49재가 열린 26일에는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찾아가 참배하고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당시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직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밝혔고, 최일배 씨와 화해 및 상생의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코오롱 관계자는 “정리해고자들도 더 이상 투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코오롱은 제3기관 기부를 통해 노사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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