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역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제철이다.
SK그룹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4년간 유지해온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37년만이다.
반면 현대제철은 지난 2011년 이후 다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건설은 아쉽게 1조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만 1조 적자
SK이노베이션의 부진은 무엇보다 석유사업 침체가 결정타였다. 지난해 연초부터 정제마진이 악화되며 분기마다 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재고손실마저 발생, 적자폭을 키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사업 부문에서만 99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유와 함께 화학사업도 부진했다. 파라자일렌(PX) 등의 시황이 부진했고, 4분기에 나프타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재고평가손실도 발생했다. 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7.4% 감소한 3593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석유개발과 윤활유 사업이 영업적자 폭을 줄였다. 석유개발사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86억원, 윤활유사업은 2898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2조원 후반대에서 매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1조 클럽은 유지했지만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실적을 내놓으며 "중국·중동 등 주요 수출 시장의 자급률 증가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진 등 구조적 한계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합병 끝낸 현대제철, 본격 성장
반면 1조 클럽에 새로 진입한 현대제철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됐고,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16조7623억원, 영업이익 1조49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3.87%, 95.53% 증가했다. 제품 생산량은 전년대비 20.1% 증가한 1910만톤을 기록했고,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29.7% 증가한 822만톤에 달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을 통해 생산과 품질을 통합관리하며 1609억원의 합병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3고로 완공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며 차입금도 줄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 이후 다시 1조 클럽에 다시 진입했다.
다만 올해 철강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점은 현대제철이 영업이익 규모 유지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역시 세계적인 철강수요 둔화와 중국산 철강재 유입이 늘어나며 국내 업체들이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 아깝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아쉽게 1조 클럽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외현장에서 발생한 손실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17조3870억원, 영업이익 95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7%, 20.9%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합병하며 외형이 커진만큼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해외현장에서의 손실이 반영되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3분기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 등지에 이어 4분기에도 일부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목표로 19조2000억원을 제시한 상태다.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확보된 양질의 해외공사 매출 비중 증가와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