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와 호반건설, 사모펀드들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이 올라갈수록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 일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 M&A실과 크레디트 스위스(CS) 증권은 25일 "인수의향서 접수결과 복수의 투자자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CS는 다만 투자자들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재계 등에 따르면 이번 의향서 접수에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참여했다. 또 IBK-케이스톤, 자베즈, MBK, IMM 등 사모펀드들도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과 매각주간사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의 기본 자격심사를 거쳐 2월말 또는 3월초 입찰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입찰적격자는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고, 매각주간사와 채권단은 4월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와 호반건설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사모펀드들이 참여함에 따라 향후 인수가격이 어느정도에서 형성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유통분야 대기업인 신세계, 건설분야 중견기업인 호반건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의향서 제출은 맞다"고 확인했다.
신세계는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광주신세계백화점 용지를 20년간 5000억원에 장기임대한 상태다. 만일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터미널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을 잡아 자금력을 보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우량기업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단계인 만큼 이들이 최종 단계까지 남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해서 금호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 때문이다.
매각주간사는 최종 인수자로 결정된 곳이 제안한 가격을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전하고, 박 회장이 그 가격으로 채권단 지분을 인수하면 매각은 마무리된다.
만일 박 회장이 금액을 수용하지 않으면 당초 인수가격을 제시했던 곳이 금호산업을 가져가게 된다. 결국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 "순리대로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