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기반 알짜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
31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010년 산업은행이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8년만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100만주)중 40%(1억6600만주)를 호반건설에 우선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10.75%(4500만주)는 2년 뒤 추가로 매각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은 "매각대금을 공개할 수 없는 것이 M&A 거래 관행"이라며 "최종 실사에서 가격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1차 지분 40% 매각 대금이 1조3000억원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호반건설이 1조원이 넘는 매각대금을 댈 정도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6년 대우건설 매각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해말 대우건설 재무제표가 의견거절되면서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작년 상반기 대우건설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산업은행은 매각자문사를 선정하며 매각을 재개했다.
작년 11월 호반건설 등 13개 투자자가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이중 3곳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고, 최근 최종입찰엔 호반건설이 단독 참여했다.
일각에선 헐값 매각 논란도 있다. 2010년 산업은행은 3조2000억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는데 8년뒤 그 절반정도 가격에 되팔면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반기업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이에 대해 전 부행장은 "2010년 대우건설을 3조2000억원에 인수해 헐값 매각 논란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주가를 감안하면 30% 정도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6000원대다.
그는 이어 "국내외 188개 투자자를 상대로 태핑(사전수요조사)을 진행했고, 그중 13개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정상적인 입찰이었다"며 "호반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