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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금호산업 이틀만에 접은 까닭

  • 2015.02.27(금) 15:22

'광주점도 빼앗길라' 방어적 참여
'롯데 참여가능성 낮다' 최종판단

신세계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금호산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지 불과 이틀만이다.

신세계그룹은 27일 오후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경쟁사인 롯데그룹이 뛰어드는 것을 경계해왔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자리잡고 있는 인천터미널을 경쟁사인 롯데에 빼앗긴 상황에서 광주점(광주신세계)마저 잃는 악몽이 되풀이돼선 안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분 52.08%를 들고 있는 회사다. 금호산업의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 소유의 광주터미널에 입점해있어 금호산업의 주인이 바뀔 경우 광주신세계의 임대차계약도 불안정해진다.

 

신세계그룹이 비록 본입찰 불참을 선언하긴 했지만 이번 LOI 제출을 계기로 광주터미널에는 신세계가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각인시키는 성과를 냈다.

신세계그룹은 금호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항공업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항공업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신세계가 그간 주로 영위해왔던 사업과 거리가 먼 영역이었다.

롯데의 금호산업 인수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신세계그룹의 불참 이유로 작용했다. 롯데가 나중에라도 사모펀드와 손잡고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우 '꼼수진출'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롯데는 최근 인천공항면세점 공간의 절반을 따낸 데 이어 KT렌탈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면세점 6위인 'WDF(World Duty Free)'와 러시아 복합쇼핑몰 '아트리움' 인수를 검토하는 등 글로벌 사업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사업에 역점을 둔 롯데가 국내에서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LOI도 제출하지 않은 채 막판에 '금호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재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처음부터 항공업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롯데가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더이상 인수의사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롯데가 참여할 것을 대비해 LOI를 제출했을 뿐 인수 의사가 컸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정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이번 금호산업 인수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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