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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정몽구 회장, 주주에게 손 내밀다

  • 2015.03.17(화) 10:52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최근 수동적인 주주정책을 버리고 능동적인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 앵커 멘트 ]
현대차그룹이 투자자들의 이익 제고에 나선답니다. 현대차, 그동안 투자자 이익과 권익 보호에는 인색하다는 평가가 많았죠. 자세한 내용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연결해 들어봅니다. 
 
<앵커1>
정 기자, (네) 현대차그룹이 투자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죠? 
 
<기자1>
네, 말씀하신대로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권익 보호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쟁업체들에 비해 낮은 배당 성향 등은 늘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는데요.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현대차그룹이 최근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를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앵커1-1>
정 기자 (네) 이것 좀 갑작스러운 일 아닙니까?
 
<기자1-1>
네. 현대차의 이런 조치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지난 13일에 있었던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투자자 대표가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 에셋매니지먼트 이사는 "투자자들의 이익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위원회 설치 등 거버넌스 시스템 개선 노력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 주주들과 소통 및 투명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주주들의 이런 요구, 이번이 처음이었습니까?)
 
<기자1-2>
아뇨. 기존에도 이런 요구들은 간혹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현대차그룹은 “검토해보겠다”고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진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주총 의장으로 나선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는데요. 김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제안된 내용을 공식 절차를 거쳐 결정하고 결과를 공시토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수용의사를 밝힌 셈입니다.
 
<앵커2>
그렇군요. 정 기자 (네).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전격적인 방향 수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는데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한다는겁니까?
 
<기자2>
네, 현대차그룹은 주총 직후 이번 제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침, 작년 한전 부지 낙찰 사태 이후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마음이 많이 돌아선 터라 무언가 획기적인 대책을 내놔야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이사회 산하 윤리위원회의 기능에 소액주주와 투자자 권익보호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또 사외이사 중 한명을 소액주주와 투자자 권익보호 담당으로 임명하고, 이사회 의사결정 때 이들의 권익이 제대로 보호됐는지 점검한 뒤 의견을 내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는데요.
 
(아예 주주이익 담당을 하나 정한 거네요?)
 
네. 이를 통해,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시에 투자자와 주주들의 이익과 권익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고 좀 더 신중하게 경영판단을 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생각입니다. 
 
관련 방안에 대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보고를 받은 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3>
그렇군요. 그런데 정 기자(네). 현대차가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한전 부지 인수와 관련된 것 같은데...확인 된 것이 좀 있습니까?
 
<기자3>
네, 사실 현대차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작년 한전 부지 낙찰 이후 후폭풍이 거셌던 것을 경험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를 시장 예상가보다 약 3배 이상 비싼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이 가격에 한전 부지를 낙찰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과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는데요. 
 
(주가도 폭락했었죠)
 
네. 당시 투자자들과 주주들은 주주 동의를 거치지 않고 과도한 비용을 들여 한전 부지를 낙찰 받은 것은 주주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낙찰 이후 재무적 훼손을 우려해서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결과 현대차 주가는 한전 부지 낙찰 이후 작년말까지 14.6%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앵커3-1>
일부 주주는 정몽구 회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하고요? 
 
<기자3-1>
네, 몇몇 소액주주들이 정몽구 회장을 대상으로 한전 부지 인수는 배임이라며 고발하기도 했었습니다. 법원은 최근 이 고발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죠.
 
어쨌든, 한전 부지 낙찰 전 주당 20만원이 넘었던 현대차 주가는 15만원대로 급락했을 만큼 시장과 투자자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당시 현대차 내부에서도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이런 반응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입니다.
 
<앵커4>
이유야 어떻게됐던 간에, 지금이라도 투자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나섰다는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의 평가, 어떻습니까?
 
<기자4>
네, 현대차는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짠물 배당'으로 유명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기업가치가 오르고 있음에도 주주에 대한 배당에는 늘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요.
 
실제로 작년 주요 완성차업체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메르세데스-벤츠가 3.3%, 포드 3.2%, BMW 3.1%, 도요타 2.7%, 폭스바겐 2.6% 수준인 반면 현대차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나마 작년 한전 부지 사태 이후 배당 규모를 전년대비 54% 가량 올리면서 1.8% 수준에 맞춰진 상태인데요.
 
<앵커4-1>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비하면 배당규모가 한참 차이나긴 나는군요? 
 
<기자4-1>
네. 그래서, 시장 등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금까지의 수동적이었던 투자자 정책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현대차도 비록 늦었지만 투자자와 주주를, 현대차그룹 성장의 동반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입니다.
 
<앵커 마무리>
그렇군요. 주주는 미래가치 투자보다 역시 배당이군요. 정 기자, 오늘 얘기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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