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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마지막 자존심 '페럼타워'도 넘긴다

  • 2015.04.24(금) 16:27

삼성생명에 4200억에 매각..재무구조 개선 기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동국제강이 결국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사옥 '페럼타워'까지 내놨다.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에다 장세주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동국제강은 24일 서울 종로구 수하동에 위치한 사옥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총 42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페럼타워는 같은 자리에 있던 옛 동국제강 본사 사옥을 허물고 지난 2008년 공사를 시작해 2년여만에 새로 지은 건물이다. 지상 28층, 지하 6층의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총 1400억원이 투입됐다. 


▲ 동국제강이 사옥인 페럼타워를 매각키로 했다. 페럼타워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장 회장의 자존심과 같은 건물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했다.


페럼타워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자존심이었다. 선친이자 동국제강 창업주인 장상태 동국제강 명예회장의 유지를 거스르고 지은 사옥이다. 창업주는 "사옥에 연연하지 말고 내실을 키우라"는 유지를 남긴 바 있다.
 
장세주 회장은 페럼타워 준공식 당시 "송구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버님이 본사 사옥 짓는 일에는 마음 쓰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회 환경과 시대적 요청이므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장세주 회장은 페럼타워를 동국제강그룹이 굴지의 철강회사로 거듭나는 상징물로 삼기 위해 건설을 강행했다. 하지만 장세주 회장의 이런 의지는 물거품이 됐다. 철강 시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후판 전문 기업이다. 조선과 건설업황이 좋을 경우에는 견조한 실적을 보이지만 이들 업황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직격탄을 맞는다. 조선과 건설업황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작년 동국제강의 실적은 극도로 저조했다. 동국제강은 작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67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6월에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페럼타워 매각설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제결한 직후 이미 불거졌었다. 당시 동국제강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에도 다시 한번 페럼타워 매각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지만 동국제강은 또 다시 부인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이번 페럼타워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페럼타워 매각대금은 하반기에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2014년 말 기준 동국제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 별도 기준)은 5500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하락하게 됐다. 지난 1월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며 부채비율(별도 기준)이 207%까지 높아졌지만 페럼타워 매각으로 평가 차익이 1700억원 이상 발생해 부채비율은 199%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페럼타워 매각 등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고 철강사업 통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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