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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기]한진의 승부수 '아시아의 날개'

  • 2015.07.03(금) 15:19

대한항공 13兆 들여 新기종 100대 도입
'춘추전국' 아시아 시장서 '패권' 잡겠다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 제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기존 사업분야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소개와 미래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한진그룹의 미래는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날개에 달려있다. 작년 대한항공은 총 44개 한진그룹 계열사의 전체 매출 23조여원 중 절반(50.2%, 11조6804억원)을 올렸고, 그룹 영업이익 5600여억원 중 3분의 2(66.1%, 3275억원)를 벌어들였다.

 

올해 창립 46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최근 우리나라 항공업계 사상 최대규모인 13조원의 투자계획을 내놨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양호 한진 회장이 내놓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수다.

 
▲ 대한항공이 각 50대씩 도입키로한 차세대 항공기 B737맥스(위), A321네오(아래)

 

◇ 중단거리 노선에 '13조 투자'

 

지난달 대한항공은 프랑스 파리 에어쇼 현장에서 미국 보잉사, 프랑스 에어버스사로부터 각각 50대씩 총 100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각 사로부터 30대씩은 계약상 구매 의무조건이 달린 확정구매, 나머지 20대씩은 추후 상황에 따라 구매여부가 확정되는 옵션구매 방식으로 항공기를 도입키로 했다. 보잉사 B777-300ER기 2대를 포함한 102대에 대한 투자 금액은 공시가 기준으로 122억3000만달러(약 13조원)에 이른다.

 

이 계약식에는 조양호 회장과 함께 그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경영전략 및 영업부문 총괄부사장이 함께 했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으며 향후 그룹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인물이다. 

 

올해 창사 46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2019년에 50주년을 맞는다. 이번 계약은 새 날개로 향후 반백년을 날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B737맥스-8 차세대 항공기는 최신 엔진(CFM International LEAP-1B)과 신형 윙렛(Wing-let) 등을 장착해 효율성과 신뢰성, 운항능력을 극대화한 항공기다. 동급 항공기보다 20%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고, 좌석당 운항비용도 8% 줄일 수 있다.

 

A321네오 차세대 항공기도 최신 엔진과 기술이 적용된 기종으로 동급 항공기보다 15%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고 정비 비용도 아낄 수 있는 특징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양호 회장은 계약식 자리에서 "중·장기적 항공기 교체 계획에 따라 고효율, 친환경적인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계약한 기종은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 위주로 투입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승객 편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왜 아시아 시장인가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도 발빠른 행보로 평가받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아시아 1위 항공사'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 배경에는 대한항공이 처한 만만찮은 현실도 자리잡고 있다.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계 항공시장 점유율은 작년 국제선 여객수요(RPK, Revenue Per Kilometer) 기준 32.8%로 이미 유럽(23.7%)과 북미(25.2%)를 뛰어넘은 상태다.

 

아-태지역은 전년대비 여객 증가율도 작년 6.9%로 유럽(5.8%)과 북미(2.7%)보다 높았다. IATA는 2034년에는 아-태지역이 세계 항공여객 점유율 50%를 넘어설 만큼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간 여객 기준 세계 순위 14위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항공(7위)과 홍콩의 케세이패시픽항공(8위)에 비해 뒤쳐져 있다. 여기에 에어아시아 등 해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단거리 노선을 잠식하면서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

 

과거 독점하다시피했던 국내 시장에서도 그렇다. 국내 공항을 기점으로 한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2013년 27%에서 작년 24.4%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항공사들은 39.1%에서 41.4%로, 국내 LCC는 11.1%에서 12.9%로 점유율을 높였다.

 

그래서 택한 전략이 중단거리에서의 경쟁력 강화다. 대한항공이 도입키로 한 B737맥스-8, A321네오는 각각 162석, 185석을 갖추고 5900km, 5634km를 운항할 수 있는 중형 기종이다. 인천을 기점으로 동남아와 중국 대부분 지역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서아시아 일부 지역 등 비행시간 5시간 안팎 노선을 커버할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총 151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으로 중단거리 항공기를 추가로 들여오면 교체요인을 감안해도 200여대를 운영하게 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셈이다. 또 친환경 항공기를 도입함으로써 원가의 30%에 달하는 연료비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단 교체와 동시에 서비스를 차별화하면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연계하는 중국 요우커(遊客)의 환승 수요도 잡을 수 있다"며 "친환경 이슈에도 적극 대응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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