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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기]효성의 투톱 '폴리케톤·탄섬’

  • 2015.07.10(금) 14:11

폴리케톤, 상업 생산 눈앞
탄소섬유 시장확대에 주력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 제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기존 사업분야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소개와 미래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효성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와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다. 그런 만큼 다양한 시장을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려면 제품의 원천 기술 확보와 품질 개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효성은 신소재 개발에 집중해왔다. 결국 나일론(Nylon)을 대체할 새로운 섬유인 ‘폴리케톤’과 철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효성은 두 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폴리케톤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주도

 

효성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폴리케톤을 개발·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사업을 매각한 후 이를 대체할 새로운 소재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신소재 연구·개발을 위해 효성은 50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사업 국책 과제로 선정돼 연구지원을 받기도 했다. 폴리케톤이 탄생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폴리케톤은 올레핀과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소재다. 나일론보다 내마모성과 내화학성 등이 뛰어나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사용될 수 있고, 산업용 로프와 벨트 등의 재료로도 쓰일 수 있다.

 

▲ 효성의 폴리케톤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은 2015년 기준 66조원 규모이며 해마다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은 폴리케톤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이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효성은 폴리케톤의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에 짓고 있는 연산 5만톤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은 하반기 중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오는 2020년까지 1조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과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했고, 올해에도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용도의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생산 공장이 완공되고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신규 거래선 등 판로 개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효성은 세계 3대 플라스틱 산업 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 2015’에 참가해 폴리케톤을 선보이기도 했다.

 

◇ 탄소섬유 상업생산, 시장확대에 주력

 

효성의 또 다른 신무기는 탄소섬유다. 지난 2011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고, 활용성을 높인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인 ‘탄섬(TANSOME)'을 만들어냈다.

 

현재 효성은 연산 2000톤 규모의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7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철 무게의 4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철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섬유는 등산스틱이나 골프채 등 레저용 제품과 연료용 CNG 압력용기, 루프, 프레임 등 자동차용 구조재, 우주항공용 소재 등 사용처가 광범위하다.

 

▲ 효성 연구원이 탄소섬유 성능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의 신차인 ‘인트라도’의 차체프레임과 루프 등에 효성의 탄소섬유가 처음으로 적용되기도 했다.  

 

효성은 국내 탄소섬유 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아직까지 철이나 알루미늄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 탄소섬유는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가 1000℃ 이상이고 화학적 반응시간이 소요돼 생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 자료: 포스코경영연구소

 

이런 이유로 효성은 탄소섬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과 성형재료 차별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중소기업들이 탄소섬유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2012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효성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진출로 상용화 설비를 가동, 자체수급을 시작해 수입대체 효과를 얻고 있다"며 “특히 국내 탄소섬유 산업이 활발해져야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탄소섬유 생산 기업의 이익도 늘 수 있기 때문에 산업을 키우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기계 부품이나 구조재료 등으로 사용되는 고강도 플라스틱이다. 강도와 탄성 뿐 아니라 내충격성과 내마모성, 전기절연성 등이 우수해 금속 대체재로 사용된다. 가정용품과 일반잡화는 물론 카메라와 시계부품, 항공기 구조재, 전자,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제품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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