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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기]GS의 에너지 '바이오부탄올'

  • 2015.07.09(목) 09:06

바이오부탄올 등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 개발 박차
전남혁신센터 바이오화학단지 조성 및 강소기업 육성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 제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기존 사업분야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소개와 미래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기존 제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기술을 융·복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창조경제다.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허창수 GS그룹 회장)

 

GS그룹이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기존의 석유를 대신해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에너지가 그 주인공이다.

 

GS는 바이오에너지 중에서도 바이오부탄올을 미래 에너지로 선택했다. 기존 석유계 연료 기반의 인프라에선 바이오에탄올이 최적의 연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나 옥수수, 감자 등 녹말작물에서 추출한 알코올을 석유제품과 혼합한 연료다. 곡물류를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과 달리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나 볏짚, 해조류 등에서 추출한 포도당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든 액체 연료다.

 

바이오에탄올이 효모에 의해 발효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바이오부탄올은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돼 생산 과정에 박테리아가 사용된다. 또 부탄올이 에탄올에 비해 휘발유와 화학적 성질이 더 비슷하다.

 

◇ GS칼텍스, 석유 대체할 바이오부탄올 개발

 

바이오에탄올은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연비가 떨어진다. 물과 섞이는 정도인 친수성이 강하고 부식성이 높아 이를 유통하려면 별도의 저장 및 혼합시설을 갖춰야 한다. 또 주유소에 수분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이에 반해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하면 연비손실이 적다. 이와 함께 바이오부탄올은 물에 대한 용해도와 부식성이 낮고, 차량을 개조하지 않아도 고농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환경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바이오에탄올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오부탄올은 잉크나 본드, 페인트 등에 사용되는 점착제 및 반도체 세정제, 식품·비누·화장품 등의 착향료 등에 사용되는 친환경 화학제품이기도 하다.

 

시장성도 좋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바이오기반 수송용 연료 수요가 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당부분을 에너지 효율이 좋은 바이오부탄올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GS가 바이오부탄올을 선택한 이유다.

 

▲ 자동차 연료시장 내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부탄올 규모(자료: KAIST gtl)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지난 2007년부터 자체 연구를 시작했고,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필요한 발효·흡착·분리정제 통합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생명공학 및 대사공학, 미생물 유전자 조작기술을 통해 바이오부탄올을 만들 수 있는 고성능 균주 개발에 성공했고, 수율 및 생산성도 끌어올렸다.

 

또 독자적인 발효공정과 부탄올을 회수해 분리·정제하는 공정을 자체개발했다.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파일럿 규모에서 검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준비한 상태다. GS칼텍스는 연산 500톤 규모의 바이오부탄올 생산공장을 여수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서울 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저장 탱크 25개 정도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석유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및 화학사업이 여전히 주 수익원”이라면서도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바이오부탄올 생산기술을 개발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남에 바이오화학 기반 구축한다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담기업인 GS는 이 곳에 바이오화학물질 생산을 위한 거점 플랜트를 건설하고, 전후방 연관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상생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석유나 석유에서 뽑아낸 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던 기존의 석유화학과 달리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생산 공정에 효소 및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산업 기초원료나 플라스틱 소재 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전남은 농업 및 어업이 발달해 바이오매스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우선 GS칼텍스는 전처리(당 추출) 기술을 바이오매스 수집 업체들에게 이전할 계획이다. 단순히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 물질들을 모으는 것에서 벗어나 부탄올의 원료가 되는 당을 추출할 수 있도록 해 바이오매스 전문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매스에서 뽑아낸 당과 미생물(균주)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GS는 전남 지역에 바이오매스 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바이오화학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 GS칼텍스 바이오부탄올 연구현장

 

바이오추출물 분야의 강소기업도 키운다. 생물자원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친환경 농약 및 비료를 만드는 전남도의 50여개 중소 화학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인증·판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해외 시장 진출도 목표로 삼았다. 여기엔 GS글로벌이 연계해 시장개척단을 운영하고 국내·외 농업박람회 참가를 지원한다. GS글로벌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으로 취급품목을 확대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와 해외자원개발 등도 진행하고 있다.

 

GS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해 전남을 바이오화학단지로 조성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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