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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동차 강판'에 승부 건다

  • 2015.12.30(수) 15:30

기술력 바탕으로 고품질 자동차용 소재 공급
솔루션 마케팅과 접목..판매 확대에 박차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1903년이다. 고종 황제의 '캐딜락 4기통'이 우리나라의 첫 자동차다. '캐딜락 4기통'이 들어온 지 113년째 되는 지금 전국민의 3명 중 1명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자동차는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철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올라가면서 고품질 자동차 강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흔히 자동차 강판은 '철강 소재의 꽃'으로 불린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포스코가 자동차 강판에 대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 빨간 스포츠카에 숨겨진 포스코의 기술

유려한 디자인의 빨간 스포츠카는 남자들의 로망이다. 멋진 곡선과 철을 다리미질하듯 해 라인을 잡은 빨간 스포츠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만큼 자동차의 외관은 중요하다. 자동차 강판은 이런 스포츠카의 외관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소재다. 한대의 멋진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동차 강판 기술이 적용된다.

포스코는 자체적인 고유기술을 이용해 용융아연도금강판(GI) 방식으로 자동차 강판을 제조한다. 여기에 특수하게 표면처리를 더한 제품인 고기능강 GI-ACE를 후드 아우터(hood outer), 트렁크 리드 아우터(trunk lid outer), 펜더(fender) 등 외판재에 적용하고 있다.

GI-ACE강은 표면 결정입자를 육안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크기로 표면 처리한 제품이다. 따라서 표면이 매끈하고 미려하다. 일반 GI에 비해 기름때가 잘 묻지 않고 도장 선영성(차량 표면에 물체를 비추었을 때 물체의 윤곽이 왜곡없이 뚜렷하게 보이는 정도)이 좋으며 내식성도 강하다.

 

▲ 광양제철소 도금부 직원들이 자동차강판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의 MAFE(Micro Alloy Free for Exposed)강은 접촉사고 등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포스코 항복강도(재료에 일정한 힘을 가했다 빼도 원래 형태로 돌아올 수 있는 최대의 힘)가 높아 국소 부위 충격에 견디는 강도가 10% 정도 높고 도금 표면 품질이 우수하다.

MAFE강은 항복강도를 높이기 위해 약 170℃에서 20여분간 구워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강도가 상승하는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다. 구워서 강화한다는 의미의 BH강(Bake Hardening Steel)로 불리기도 한다.

도어·후드·펜더 등이 외부에 상시 노출되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돌이 튀어올라 부딪히는 등 국소 충격에 견디는 강도가 10% 높아졌다는 것은 가벼운 충격이나 스크래치를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동차 주행도 책임진다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기술은 차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조향·제동장치 등 주행을 위한 ‘섀시’ 강재에도 포스코의 기술력은 담겨있다. 섀시는 서스펜션,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 주행에 필요한 장치로 구성된다. 자동차 바퀴와 브레이크, ABS 등도 포함된다.

포스코의 FB(Ferrite-Bainite)강은 구멍 확장성이 우수해 깨짐 없이 변형이 가능하다. 따라서 상하좌우 진동 및 방향조절 기능을 하는 부품용 소재에 주로 적용된다. 특히 섀시의 부품 중 주행시 노면 충격과 높낮이, 각도 변화, 진동을 흡수하는 로어 암(lower arm)과 휠 디스크(wheel disk) 및 림(rim), 서스펜션의 경량화와 스티어링 성능을 높이는 후륜 현가장치에 사용된다.
 

자동차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억제하는 스태빌라이저를 지탱하는 ‘크로스 멤버(cross member)’를 만드는 데는 내구성과 굽힘성을 두루 갖춘 소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DP강을 자동차 크로스 멤버용 소재로 공급한다. DP강은 인장강도가 최소 980㎫에 이르며 연성도 뛰어나 해당 부품의 소재로 적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현재 자동차시장에서 요구하는 조건인 경량화와 안전성에도 최적화된 자동차용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차체 중량이 10% 감소하면 연료 소모는 8%, 탄소배출은 4% 감소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자동차 소재 적용에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이런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AHSS를 공급하고 있다.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 첨단고강도강)는 고강도·경량화 등 자동차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주도해나가는 자동차 소재다. 포스코는 독자기술로 개발, 생산한 자동차 신소재를 통해 전 세계 일류 자동차사에 공급을 더욱 확대하고 신기술 개발을 통한 경량화와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 자동차 강판에 '솔루션 마케팅'을 달다

최근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솔루션 마케팅'은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에 대한 기술 지원과 마케팅 활동을 통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고객사를 참여시켜 고객들이 필요로하는 부분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솔루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를 통해 포스코의 기술력이 담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어서다. 자동차 강판 분야는 포스코가 특히 '솔루션 마케팅'을 이용해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인장강도 1㎬급 소재 공급이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사들은 인장강도 1㎬급 소재를 해외 철강사로부터 수입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런 수입재는 늘 납기 불안 요소가 있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 포스코 솔루션마케팅의 산물인 르노의 콘셉트카 '이오랩'. 포스코는 작년 이오랩 콘셉트카 개발 프로젝트에 트윕강(900TWIP), 프레스성형강(2000HPF) 등 초고강도강과 마그네슘 판재 등 신강종을 적용, 차체 경량화에 기여했다. 또 데모카(demo car)용 부품 제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를 포착하고 1㎬ 이상의 인장강도를 갖는 복합조직강인 DP강을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스프링백(재료의 굽힘 가공에서 재료를 굽힌 후 압력을 제거하면 원상 회복하려는 탄성작용으로 인해 굽힘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정하는 금형기술도 향상시켰다.

DP강 공급 이후에도 지속적인 솔루션 제공을 통해 자동차 업체가 DP강 채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기술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성형이 어려운 부품에 대해 성형해석을 지원하고 샘플도 제공해 시제품 개발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스폿 용접성 검증, 인 블랭크(판재에 구멍을 뚫어 성형하는 가공법) 최적화, 부품설계 가이드 지원 등을 통해 자동차 업체에게 지속적으로 솔루션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강종을 통합해 수율 개선 및 품질 안정화에 기여하고 해외 자동차 업체에 선제적 철강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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