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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감산합의, 유가는 갈팡질팡

  • 2016.11.04(금) 09:42

오펙 감산합의 불발에 유가 오름세 다시 주춤
월말 열릴 오펙 정례회의 주목..'동결' 가능성도

배럴 당 5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또 다시 40달러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약 한 달 만이다.

 

그 사이 분위기는 뒤바뀌었다. 산유국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우며 증산 계획을 발표했고,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났지만 떨어지는 유가를 막지는 못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33달러 하락한 배럴 당 45.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28달러 떨어진 46.86달러, 두바이유 현물 가격 역시 1.34달러 빠진 44.08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평균 국제유가는 WTI가 배럴 당 46.0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달보다 3.93달러 떨어진 가격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47.50달러, 44.75달러로 전달대비 3.89달러와 4.22달러 하락했다.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사우디가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당시 러시아와 알제리, 카타르 등의 중재로 사우디는 이란의 원유 생산 증대 필요성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면서 원유 생산량을 3250만~3300만 배럴(1일 생산량 기준)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복병이 등장했다. 이라크다. 이라크는 오펙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에 이어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다.

 

이라크는 IS와의 전쟁을 이유로 감산 면제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는 감산을 요구하는 오펙 주장에 맞서기 위해 자국의 원유 생산과 수출 내역을 공개했다. 이라크 석유부 산하 국영석유회사(SOMO)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26개 유전과 쿠르드 지방정부 전체의 9월 원유 생산 및 수출, 국내 소비내역에 대해 밝혔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이라크는 지난 9월, 오펙이 집계한 자료(이라크 하루 445만 배럴 생산)보다 많은 양인 47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실제 생산량이 오펙 자료보다 많아 오펙이 요구하는 만큼 감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이란은 산유량 동결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증산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상황이 이렇자 비 오펙 산유국들도 감산 공조에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러시아는 ‘시장 안정을 위해선 감산 보단 산유량 동결이 효과적’이란 입장을 밝히며 제한적인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비아 역시 원유 생산량이 58만~60만 배럴까지 증가했고, 서부 지역 유전을 재가동하면 38말 배럴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량은 전주대비 1440만배럴 증가한 4억830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EIA가 원유 재고 집계를 시작한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기록이다.

 

유가 하락 요인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장의 눈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오펙 정례회의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 회의에서도 감산보단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저유가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펙의 감산 합의 가능성은 낮다”며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 유가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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