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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Ver.2]②여전히 남아있는 숙제

  • 2016.12.16(금) 16:47

구조조정 마무리·불황 극복 등 과제
기술로 시장 장악‥조직 안정화도 필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포스코는 '2기 권오준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거둔 성과 때문이다. 권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 재임 당시 무너져버린 포스코의 경쟁력과 재무구조를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2기 권오준 체제가 당면한 과제도 많다. 다시 출발점에 선 포스코의 변화와 현황, 전망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1기 권오준 체제는 성공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포스코의 위상과 경쟁력, 재무건전성 등이 상당부분 회복됐다. 권오준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오준 회장 스스로도 지난 시간들이 꽤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할만큼 1기 권오준 체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모두 끝난것은 아니다. 2기 권오준 체제 앞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산들이 기다리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업황 부진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여전히 진행 중인 각종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2기 권오준 체제의 성과에 따라 포스코의 향후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 구조조정은 '진행중'

권오준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구조조정에 전념했다. 비핵심 계열사 매각 및 통폐합, 비수익 자산 정리 등 방만했던 포스코의 조직을 재편했다. 그동안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에서 어렵사리 수익을 내도 비철강 부문 계열사들이 이를 모두 깎아먹는 구조였다. 수년간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수익성은 수익성대로 하락하고 내부 사기는 떨이질대로 떨어졌다.

권 회장은 비철강 부문부터 메스를 댔다. 실적이 연결로 묶여있는 만큼 비철강 계열사들의 손실이 본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철강 부문과 상관이 없는 비수익 자산들을 매각했다. 지방에 보유하고 있던 백화점 등이 대표적이다.

▲ 16년·17년은 목표치.

지난 2014년 포스코는 권 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총 149건의 구조조정안을 만들었다. 포스코의 구조조정 대상이 이처럼 많은 것은 그동안 포스코가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돼 왔는지를 보여준다. 권 회장은 임기 동안 총 98건, 목표의 65.8%를 완료했다. 계열사 구조조정은 총 54건, 자산 구조조정은 44건을 완료했다. 지난 3분기까지 분기당 약 10건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셈이다.

권 회장이 이처럼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 것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궁극적인 목표인 재무건전성 확보는 물론 가시적인 성과 측면도 고려됐다. 권 회장은 대외적으로 포스코의 변화와 더불어 자신의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지니고 있었다. 구조조정을 통한 성과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이를 잘 잡아냈다.

권 회장은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남은 구조조정의 완수를 거론했다. 현재 포스코는 남은 51건의 구조조정건에 대해 내년 중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내년까지 목표했던 구조조정을 완료한다면 권 회장 체제는 더욱 안정화될 수 있다. 그동안 업계 등에서 제기됐던 포스코 구조조정의 속도 문제 등의 비판도 불식시킬 수 있다.

◇ 업황 부진 돌파구 찾아라

2기 권오준 체제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업황 부진의 지속이다. 올해 중국의 구조조정으로 제품 가격이 반등하며 오래간만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호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전히 글로벌 철강업은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포스코만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철강시장 전망은 어둡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철강재에 대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도 리스크 요소들이 많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중국 소비부진의 반작용으로 중국산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런 여건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포스코와 2기 권오준 체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다행스러운 것은 권 회장 재임기간 동안인 2014년부터 최근까지도 비슷한 여건이 지속돼왔다는 점이다. 권 회장은 그동안 솔루션 마케팅을 앞세워 철강업 경쟁력 강화를 꾀했고 상당부분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솔루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월드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포스코의 복안이다. 특히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제철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만큼 이를 견제하고 국내외 자동차 강판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자동차 강판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스코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철강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줘야하는 것이 권 회장의 가장 큰 숙제"라며 "업황 부진을 포스코만의 방법으로 돌파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 새출발 기반을 다져라

1기 권오준 체제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회복'이다. 중병에 걸린 포스코를 회복 시키는 것이 권 회장의 몫이었다. 권 회장 취임 당시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과도기적 역할만 담당하고 연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성과를 냈고 대내외적으로도 포스코의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기 권오준 체제는 1기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1기가 비정상의 정상화에 주력했다면 2기는 정상화된 조직의 내실을 강화하는 데에 주력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향후 3년이 중요하다. 복구된 체계를 더욱 안정화시켜둬야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버텨낼 수 있다. 국내외 많은 청강업체들이 포스코를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만큼 이들과의 격차를 벌려두는 것이 중요하다.

권 회장의 강점은 기술에 대해 해박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포스코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 덕분이었다. 따라서 권 회장이 2기 체제에서는 기술력 확보에 방점을 찍고 제품의 품질을 더욱 높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과 내진용 철강재 기술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초고강도 자동차 강판 중 인장강도가 980MPa 이상인 초고강도 강재를 일컫는 '기가스틸' 시장을 연 것이나 지진 발생이 잦아지자 내진용 강재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과거와 달리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점을 업계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2기 체제에 접어들게되면 조직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그동안 포스코는 늘 외풍(外風)에 흔들려왔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회장 교체설이 불거졌고 이로 인한 내홍을 심하게 겪어왔다. 이에 따라 2기 체제에서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긴 안목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은 흐트러진 부분들을 제자리로 돌렸다면 이제부터는 되찾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대내외적인 가시적 성과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조직의 안정화와 결속을 다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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