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최태원 회장이 ‘화끈한 상생’에 나선다. 문재인 정부의 대ㆍ중소기업 동반 성장 정책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SK는 앞으로 2·3차 협력업체들과 상생 강화를 위해 1600억원의 전용펀드를 조성한다. 기존의 동반성장펀드도 운영금액을 4800억원에서 6200억원으로 확대한다.
SK는 1차 협력사와의 중심의 기존 동반성장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특히 SK의 이번 상생 방안은 최태원 회장의 지론인 ‘사회와 함께하는 성장’을 위한 계열사별 세부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
▲ 최태원 SK 회장 |
◇ 2·3차 협력사도 챙긴다
우선 SK하이닉스는 2·3차 협력사들을 위한 1000억원의 현금결제지원 펀드와 600억원 의 ‘윈-윈’ 펀드를 조성한다.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으로 지원하던 동반성장 방식을 2·3차 협력사에게도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운영 중인 동반성장펀드 또한 운용금액을 6200억원으로 확대한다. 현행보다 1400억원 증액했다. 수혜대상 역시 2∙3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1675억원에서 2019년까지 2500억원으로 늘리고 다른 관계사들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반성장펀드 외에도 협력사들에게 다양한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직접 대여금을 기존 250억원에서 2020년까지 400억원으로 늘린다.
대금 지급 방식도 개선된다. 특히 하도급 업체는 물론 거래를 하고 있는 모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지급 비중을 100% 늘린다.
SK하이닉스와 SK㈜ C&C는 올해 안으로 중소 1차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지급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 협력사들에 대한 현금결제금액은 2조1000억원으로 확대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차 협력사가 사용하던 상생결제 시스템을 500여개 2∙3차 협력사에게도 개방한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2차 협력사에 대한 직불을 확대할 예정이다.
◇ 경쟁력·복지까지 챙긴다
협력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 및 복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맨 먼저 2006년부터 운영 중인 동반성장아카데미에 2차 협력사도 참여할 수 있다. 동반성장아카데미는 현재까지 20여만명이 수강한 협력사 경쟁력으로 근원적으로 강화시켜주는 재계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사옥 인근에 연면적 3300㎡ 규모의 동반성장센터(가칭)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협력사들이 교육이나 세미나, 기술 전시, 사무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임금공유제를 지속 실행한다. 지난 2015년 노사 합의에 따라 도입된 임금공유제는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도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매년 66억원씩 마련됐다.
SK하이닉스는 이렇게 조성된 자금을 협력사 직원 5000여명의 임금과 업무개선에 사용하고 있다. 올해에도 노사가 임금공유제를 지속 실행하는 것으로 협의했고, 구체적인 실행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이다. SK인천석유화학도 지난달 인천지역 최초로 임금공유제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SK는 또 2·3차 협력사를 포함한 협력사 인재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K이노베이션은 매년 가을 울산에서 개최하는 협력사 채용박람회 참가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역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협력사 역량 향상형 계약체계’를 올해 말부터 도입한다.
SK텔레콤은 협력사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 등을 포함한 복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 학자금의 경우 저소득층이나 다자녀 가정 직원들을 우선순위로 대학생(연간 600만원)과 고교생(100만원) 자녀에게 지급하고 있다. 현재 50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150여개 1·2차 협력사로 수혜 폭을 넓힐 예정이다.
SK㈜ C&C는 협력사에 무상으로 제공해온 기존 37개의 특허에 더해 새로 20여종의 특허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술자료 임치(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에 보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유출을 방지하는 제도) 대상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된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사회와 함께 하는 SK의 핵심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SK그룹의 본질적 경쟁력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따라서 동반성장·상생협력을 이뤄나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