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민간 경제외교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를 만나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최 회장과 응웬 총리는 베트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SK와 베트남 정부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시(市)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만나 SK의 베트남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한 뒤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해 베트남과 SK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베트남이 자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해외투자를 유치,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시켜 나가는데 SK그룹의 강점인 에너지∙화학 및 ICT 분야 기술과 노하우,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응웬 총리는 "베트남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SK가 국영기업 민영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응웬 총리는 구체적으로 "반도체와 스마트시티, 철도 및 고속도로 등 인프라 분야 투자와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과 베트남 미래 인재 양성에 SK 지원이 있기를 희망한다"며 "향후 SK의 투자와 지원에 대해서는 유관부서가 적극 협조토록 하겠으며 본인도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1시간3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양측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육성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에너지 산업 효율화를 위한 실무협의체 운영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은 24일에는 응웬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을 만나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21~23일에는 베트남 민간기업 대표와 대학총장 등을 접촉해 현지 시장과 산업 수요를 파악했다. 응웬 낌 썬 하노이 국립대 총장과는 한국과 베트남 간 학술교류와 인재양성을 위해 학술포럼인 '하노이 포럼'을 정기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지난 20~21일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 투자전문가와 동남아 시장 환경과 전망,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앤소니 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선 사업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SK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진출, 자원개발과 석유화학 설비 건설, 원유 트레이딩 등 분야에서 성과를 냈고, 이들 분야 외에 정보통신과 LNG 밸류 체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최 회장의 이번 동남아 방문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중국 등에서 성공시킨 글로벌 파트너링 모델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 해당 국가와 동반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