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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2 대림家 4세들까지 맛들인 일감몰아주기

  • 2017.09.26(화) 08:53

[격변의 재계]일감몰아주기 Ⅱ ③대림
'글래드' 브랜드 보유 에이플러스디 이해욱 아들 동훈 지분 45%
건축자재 남품 컴텍 이해창 딸 주영 24%…'일감 규제' 사정권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림그룹 조사와 관련 에이플러스디와 켐텍도 주목받는다.

두 회사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림그룹 지배구조에서 아직 비중이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의미는 각별하다.

이해욱(50) 대림산업 부회장이 개인회사 대림에이치앤엘(H&L)·대림아이앤에스(I&S)를 기반으로 그룹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에 오른 것이 2세에서 3세로 승계하는 과정이라면 에이플러스디와 켐텍은 아직 10대인 대림 4세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어 미래까지 내다보는 그림이다.

2010년 7월 설립된 에이플러스디 주주는 단 두 명. 이해욱 부회장이 55%, 이 부회장의 아들 이동훈(17)군이 45%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연도인 2010년은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 부회장으로 선임된 해이기도 하다.

부동산개발업체 에이플러스디는 매출 규모와 별개로 글래드(GLAD)호텔 브랜드 소유권자라는 점에서 그룹 내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글래드호텔은 대림그룹이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있는 호텔사업의 핵심브랜드. 대림그룹은 2014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글래드여의도를 시작으로 ▲메종글래드제주 ▲글래드라이브강남(논현동)을 오픈했고 서울 마포와 대치동도 개발 중이다.

호텔 시공은 대림산업과 삼호가 담당하고 운영은 오라관광이 맡는다. 이렇듯 그룹의 주요계열사가 대거 참여하는 호텔사업의 브랜드를 소유한 곳이 이해욱 부회장 일가회사 에이플러스디. 내로라하는 계열사를 뒤로하고 회사 설립 3년 만인 2013년 글래드 브랜드를 등록했다.

따라서 에이플러스디는 글래드호텔 운영사 오라관광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많다.

2016년 기준 44억1600만원의 매출액 가운데 9억500만원이 오라관광으로부터 나왔다. 이를 포함해 총 11억7300만원의 계열 매출이 발생, 전체매출액 대비 26.5%가 계열로부터 나오는 구조다.

매출규모가 크지 않지만 엄연히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공정거래법 제23조의 2) 사정권에 놓여있다.

연간 거래금액 200억원 이상 또는 평균(3년) 계열매출 12% 이상 가운데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1차적으로 점검 대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에이플러스디는 거래금액이 200억원을 넘지 않아도 계열매출이 연평균 12%를 웃돈다.

 


또 다른 오너일가 회사 켐텍도 주목해야한다.

에이플러스디와 같은해인 2010년 7월 만들어진 자재구매업체다. 설립초기 켐텍에는 이해욱 부회장의 동생 이해창(47) 부사장이 60%, 부친 이준용 명예회장이 30%,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이 10%를 출자했다.

설립 직후 이 명예회장은 직계비속 이주영(18)씨에게 지분 전량을 증여했다고 밝혔는데 이주영씨는 이해창 부사장의 딸이다. 결과적으로 설립초기 이 부사장 일가가 지분 90%를 보유한 개인회사가 된 셈.

이 부사장이 2016년 켐텍에 추가 출자하면서 현 지분율은 이해창(68.37%) 이주영(23.72%) 대림코퍼레이션(7.91%) 순이다. 초기보다 이 부사장 일가 지분율(92.1%)은 더 높아졌다.

켐텍은 건축자재·화학합성수지 도매업을 하는 곳이어서 건축·화학업종이 주력인 대림그룹과의 사업연관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2016년에는 대림산업에 타일 등 건축자재를 납품해 245억71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다른 계열 건설사 삼호에도 건축자재를 납품해 6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물론 납품방식은 경쟁입찰이다.


켐텍은 대림산업·삼호와의 거래를 포함해 작년 매출총액 1415억9300만원 가운데 24.4%에 해당하는 345억3700만원을 계열로부터 올렸다. 거래금액과 비중 모두 총수일가 사익편취 점검 대상에 해당한다.

 

켐텍의 사업구성은 현 대림그룹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의 초기 모델과도 닮았다.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의 출자로 1994년 만들어진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 유화사업부의 생산제품을 수출하고 원·부재료를 수입하는 역할을 맡았다. 품목은 다르지만 지금의 켐텍 사업구조와 유사한 셈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이 2세에서 3세 승계로 내려오는 핵심 고리였듯 켐텍과 에이플러스디는 3세와 4세를 연결하는 회사다. 규제당국의 달라진 시선이 세대를 이어져오는 대림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어떻게 바라볼지 관심이 쏠린다. [대림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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