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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강국 유럽, 배터리 강국 한국에 도전장

  • 2017.11.22(수) 17:04

EU, 배터리 얼라이언스 구축…22억유로 지원
배터리 시장 변화 급속도…기술 투자 강화해야

자동차 선진 시장인 유럽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바로 전기차 배터리 강국 한국을 겨냥해서다. . 

현재 전기차 시장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의 격전지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배터리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배터리에 따라 차량 성능과 디자인 등이 달라지는 까닭에이다.

 

반면 유럽 업체들은 배터리에 있어서만큼은 존재감이 ‘제로’다. 주력 차종의 배터리는 대부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것. 유럽이 손을 맞잡은 이유다.

 

 

◇ EU, 배터리 컨소시엄 구성…22억유로 쏜다

22일 자동차 및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 10월11일 벨기에 브뤼셀어서 열린 EU회의에 독일과 프랑스, 폴란드 정부 측 대표와 바스프(BASF)와 다임러, 르노와 지멘스 등 산업계 대표를 초청해 민관 협력 형태의 배터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내년 2월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EU는 총 22억유로를 지원해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투자 유치, 무역 이슈 해결과 개발 혁신 등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은 배터리 셀 생산능력이 없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와 일본 배터리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물류비 부담과 공급 지연, 디자인 제한 등에 약점을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재부터 차량 시스템 적용 등 배터리 밸류 체인 확보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 리더로 꼽히는 독일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을 갖추지 못한다면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 EU가 전기차 배터리 컨소시엄 구성에 나선 이유다.

업계에서는 EU가 배터리 컨소시엄을 통해 1960년대 항공 산업에서의 성공사례 재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프랑스와 영국, 독이로가 스페인이 참석한 에어버스 컨소시엄은 미국 보잉사보다 민항기 개발이 50여년 늦었지만 EU의 지원을 통해 기술 격차를 좁혀 조기에 성과를 창출했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김세희 주임연구원은 “EU가 과거 항공 산업에서 민항기 공동개발에 성공했던 사례를 다시 한 번 재현해 전기차 산업 주도권의 초석인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급속도로 변하는 배터리 트렌드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CATL 및 BYD, 우리나라의 LG화학과 삼성SDI 등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 경쟁력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력을 EU가 따라잡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EU가 계획대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특히 배터리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용량을 높일 경우 무게가 크게 증가한다는 기술적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전고체 배터리(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해당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소재 확보 및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화의 축이다. BMW는 리튬과 코발트 광산 투자를 준비하고 있고, 다임러-벤츠 역시 독일과 중국, 미국 등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10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LG화학과 삼성SDI 등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축적된 기술과 인력 등을 바탕으로 전기차 사업에 진입, 이 중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핵심 소재와 인력 확보 측면에서 배터리 업체는 완성차 업체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기술 경쟁력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려면 R&D(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는 등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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