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중공업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임원과 조직수를 4분의 1 넘게 축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수를 이전보다 30% 축소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임원수(사외이사 제외)는 72명에서 50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맞물려 조직수(팀 단위 이상)도 89개에서 67개로 줄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데 조직개편의 주안점을 뒀다”며 “신임 남준우 사장을 중심으로 위기극복과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조직을 저비용 고효율 중심으로 전환한 것은 경영 위기가 지속하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4900억원, 올해의 경우도 2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말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재무 악화 및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증자는 올 5월 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위기의 주된 원인은 2016년 겪었던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 현상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016년 5억달러의 일감을 확보하는데 그쳤고, 이로 인해 작년 하반기 이후 당분간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을 축소한 것도 매출감소로 고정비 지출이 증가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남준우 사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올해 최우선 경영정책으로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는 원가 경쟁력 향상과 함께 성공적인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 사장은 “일감을 제때 확보하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대형 해양 프로젝트 공정 준수에 기반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현장 개선활동과 설계 개정 최소화, 물량 감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