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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내달 지주사 전환…재평가 전기(轉機) 맞는다

  • 2018.05.30(수) 15:08

지배구조 단순화 통해 대주주 경영권 강화
사업회사별 독립경영체제로…경영효율 제고

재계 순위 25위 효성그룹이 내달부터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한다. 기존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이 절차를 마치는 것이다. 조현준 회장을 중심으로 대주주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섬유·중공업·소재·화학 등 각각 사업 단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변신'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재계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오는 6월1일자로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 지주회사와 ▲효성티앤씨(T&C)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으로 분할  각각 사업회사로 분할된다.

 

지주사 효성은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담당한다. 사업부문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 부문,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부문, 효성화학은 화학부문을 담당한다. 이외 국내외 계열사는 신설회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해당 신설회사로 승계하고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된다.

 

◇ "섬유·중공업·소재·화학 각각 세계일류로"

 

효성 관계자는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사업에 전념하고 역량을 집중해 전문분야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영 위험을 분산하고 각 부문별 지속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신설 분할회사들은 이미 각 사업부문별로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독립경영체제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으면 실질적으로 주주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독보적인 원천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스판덱스'가 대표사업이다. 이 회사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 '크레오라'는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주도한 '캐시카우'다.

 

효성중공업은 중전기기 및 산업기기, 에너지시스템 분야를 담당하는 중공업,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Harrington Place)'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벌이는 건설부문으로 다시 나뉜다. 중공업분야는 스태콤(STATCOM,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시스템), ESS(에너지 저장 장치) 등 미래 에너지 기술로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분야는 최근 벌인 분양사업 호조로 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에어백, 탄소섬유 등의 산업소재를 다룬다. 타이어코드의 경우 세계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는 '1등 사업'이다. 현재 나일론, 폴리에스터, 아라미드, 라이오셀 등 다양한 소재의 섬유 타이어코드와 스틸 코드, 비드와이어 등 보강재를 주로 생산한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 삼불화질소(NF3)를 중심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이 주도적으로 베트남 사업 강화를 추진해 작년부터 베트남 남부에 12억달러 규모 PP 생산 공장, 액화프로판가스(LPG) 저장소, LPG 및 석유화학제품 부두 프로젝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 분할 후 시가총액 5조~7조 예상

 

효성은 작년 9월부터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기 전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주주친화적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경영진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들의 역할도 한층 강화했다. 종전 조현준 회장이 맡고 있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대표위원직을 사외이사에 넘겨 독립성을 제고한 것이 그 한 갈래다. 내부회계 관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조치들도 추진중이다.

 

이와 함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는 시도도 내놨다. 기존에 조현준 회장이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직을 박태호 사외이사에 넘긴 것이다. <관련기사 ☞ 효성 조현준, 이사회 의장 물러난다> 이를 통해 재계로부터 "효성이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명확히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저평가 받고 있던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분할 후 재상장을 위해 이날부터 주식시장서 거래가 정지된 효성의 마지막 시가총액은 4조7057억원(29일 종가 기준). 그러나 분할 이후에는 5조~7조원로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분할 후 재상장할 효성 5개사의 합산 시가 총액에 대해 DB금융투자는 5조2000억원 안팎, 신한금융투자는 5조 6000억원, 교보증권은 7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오는 1일 분할기일을 맞는 효성 5개사는 오는 7월13일 코스피에 재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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