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효성이 초반부터 실적 부진에 빠졌다. 조현준 회장 체제를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효성에 이 같은 경영 성적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효성은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3조986억원, 영업이익 1622억원, 순이익 64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7.9%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0.2%, 59.7% 급감했다. 직전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1%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9.6% 늘었고, 순손익은 1422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효성은 '효성가(家) 3세' 조현준 회장 체제가 출범한 작년 한 해 매출 12조5464억원, 영업이익 7708억원, 순이익 3408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2% 줄어든 3년만에 최악의 성적표였다.
효성은 오는 6월을 목표로 지주회사 전환 작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첫 분기부터 작년보다 못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작년 같은 기간 8.1%에 비해 2.9%포인트나 악화됐다. 통상 1분기에 2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특히 부진 폭이 컸다.
주력인 섬유부터 주춤했다. 매출 550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24억원으로 25.2%나 까먹었다. 스판덱스 경우 경쟁업체 증설로 판가를 높이지 못한 것이 타격이 됐다. 2분기부터는 판촉을 늘리고 신제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키워야 한다는 진단이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원재료가격이 오른 반면 판매가격은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산업자재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61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29.5% 급감했다. 작년 4분기보다는 타이어 보강재 판매량이 늘었고 산업용사도 에어백과 안전벨트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률은 3%포인트나 악화됐다.
화학부문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매출은 40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2억원으로 27.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7%서 5.8%로 떨어졌다. 주요 소재사업 부문은 설비 정기보수로 매출이 줄어들었고 다른 상품도 전방시장 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수익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중공업은 매출 4659억원, 영업익 4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4.6%, 81.6% 줄어든 것이다. 전력분야가 부진이 심해 신사업 수주확대와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한다는 분석이다. 기전 부문에선 프로젝트 지연으로 매출이 줄어 전반적으로 신규수주, 원가절감 활동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건설은 매출 3267억원, 영업익 260억원으로 실적이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38.3% 증가한 실적이다. 모든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영업이익 개선세가 나타났다. 영업이익률도 8%로 견조했다. 건설부문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수주 전략을 펴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게 올해 계획이다.
이밖에 무역·정보통신·캐피탈 등 기타부문에서 매출 7397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매출은 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2% 감소한 것이다.
효성은 올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는 섬유, 산업자재, 화학 분야의 실적 개선으로 4월 이후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효성은 오는 6월1일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에 맞춰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 지주회사 효성홀딩스와 사업담당 신설법인 ▲효성T&C(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으로 인적분할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