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1위 코오롱의 오너 이웅열 회장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 코오롱베니트 지분 정리를 통해 1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겼다.
▲ 이웅열 코오롱 회장 |
코오롱베니트는 1999년 10월 설립된 ‘라이거시스템즈’가 전신(前身)이다. 원래는 옛 코오롱정보통신(2006년 7월 코오롱아이넷으로 사명을 바꾼 뒤 2011년 11월 코오롱건설(현 코오롱글로벌)에 흡수합병)과 미국 CA(Computer Associates) 합작으로 출발했다. SI 및 시스템관리(SM) 일부 사업 양도를 통한 외자유치 일환이다.
이런 태생인 까닭에 초창기만 해도 주인은 미국 CA였다. 지분 70%를 소유했고 이외 30%가 코오롱그룹 몫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투자주체 코오롱정보통신(지분 20%)외에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10% 주주로서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묘한 점, 4년여 뒤 또 생긴다. 2004년 1월에 가서는 소유지분을 도로 코오롱정보통신에 9억5000만원을 받고 넘긴다.
코오롱베니트는 초기에는 경영성과가 형편없었다. 매년 예외 없이 영업적자가 계속됐다. 2006년까지 이어졌다. 한 해 손실이 50억원을 넘기도 했다. 2006년 3월 말(당시 3월결산)에 가서는 결손금이 215억원이 쌓였다.
이랬던 회사가 2007년을 기점으로 180도 딴판으로 변했다. 계열사들의 차고 넘치는 IT 물량을 수익 기반으로 2012년을 제외하고는 작년까지 해마다 흑자를 내고 있다. 한 해 178억원을 벌어들인 적도 있다. 결손금을 모두 깐 것은 2010년 말로 이미 한참 됐다.
코오롱베니트의 센세이셔널한 변신은 주인이 바뀌고 나서부터다. 2007년 1월 CA 소유 지분 70%를 코오롱그룹이 전량 인수한 것. 이 중 40%를 코오롱아이넷이 사들여 70%를 확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베니트를 거쳐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것도 이 무렵이다.
게다가 회장님까지 오셨다. 이 회장의 재등장이 이 때다. 이번에도 CA가 넘긴 70% 중 30%는 이 회장 몫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연쇄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갔다. 2008년 12월 코오롱아이넷으로부터 9.9%를 매입한 데 이어 2012년 1월 9.1%를 추가로 인수했다.
지금의 코오롱베니트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주)코오롱이다. 51%(142만8000주)를 소유 중이다. 이 회장의 두 차례 지분 확대가 있었던 지분 거래 당시 각각 20%, 31%를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외 49%(137만2000주)가 이 회장 소유다.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 계열 편입이후 2013년 5월 단 한 차례 유상증자(200억원)를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 출자금을 포함해 이 회장이 지금껏 코오롱베니트에 들인 자금은 136억원이다.
반면 이 회장이 다음달 20일 코오롱베니트 지분 49.0%(137만2000주)를 지주회사 ㈜코오롱에 현물출자하는 금액은 211억원(주당 1만5367원)이다. 댓가로 동일한 금액 만큼의 ㈜코오롱이 발행하는 신주 56만5241주(3만7300원)를 받게 된다. 이 회장이 74억7000만원의 차익의 챙기게 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코오롱베니트는 2014년 이후로는 양대주주인 ㈜코오롱과 이 회장에게 배당금까지 챙겨주고 있다. 4년간 40억6000만원이다. 이 중 19억9000만원이 이 회장 몫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이번 SI 계열사 지분 정리를 통해 총 94억6000만원을 번 것이다. 짭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