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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증자에 궁금증 도지는 이유

  • 2018.09.27(목) 11:26

총 1300억 중 SK가스·한앤컴퍼니 출자금 643억은 확보
고정 발행가, 할인율 10% 등 변수에 기타주주 동향 촉각

SK디스커버리 계열 SK디앤디의 유상증자가 흥밋거리다. 사모투자펀드(PEF) 한앤컴퍼니와 공동경영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레벨-업’ 하기 위해 상장후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청약서를 들이밀어서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증자 추진에 나선 시점에 미리 발행가를 확정짓고, 여기에 상대적으로 박(薄)한(?) 할인율을 붙인 점 등이 더욱 궁금증을 도지게 하는 요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는 SK디스커버리 계열과 한앤컴퍼니의 전략적 제휴에 따라 지난 1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30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선 상태다.

제휴 내용은 SK디앤디 1대주주 SK가스와 2대주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지분 27.5%(444만1주)를 한앤컴퍼니에 1950억원(주당 4만4000원)에 매각하고, SK디앤디는 이사회 중심으로 공동경영을 한다는 것.

이번 증자는 제휴를 계기로 SK디앤디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오는 11월6일(예정)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과 대금납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증자 절차를 밟는다.

2015년 6월 증시 상장 후 처음으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증자다. 11월13일을 신주배정기준일로 해서 12월17~18일 우리사주조합 및 주주 청약을 거쳐 12월20일(납입) 마무리짓는 일정이다.

발행할 신주는 454만5500주다. 현 발행주식(1615만5000주)의 28.14%다. 우리사주 우선배정비율은 10%(45만4550주)이고, 이외 90%(409만950주)는 주주 보유주식 1주당 약 0.25주가 배정된다.

흥미로운 것은 주당발행가다. 일찌감치 증자 결의 당시 2만8600원으로 못박았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 주주 대상 증자의 가격결정이 발생회사 ‘맘’ 이기는 하지만 통상 증자 결의 이후 2차례의 주식시세를 반영해 청약 목전(目前)에 결정(1·2차발행가 중 낮은 가격)하는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증자 결의 전날(9월17일)을 기준일로 ①1개월, 1주일, 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의 평균값(3만1733원)과 ②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3만1994원) 중 낮은 값(기준주가 3만1733원)에 할인율 10%를 반영한 값이다. 

발행가격에 청약 직전의 주식 시세가 반영되지 않는데다 할인율도 박한 편이다. 올들어 주주 대상 유상증자에 나선 상장사(유가증권시장) 중 할인율 10%대는 아세아시멘트(10%)와 제주은행(11%) 정도다. 현대중공업(20%), 삼성중공업(20%) 등 대부분은 낮게는 20%, 높게는 40% 수준이다. 

게다가 흔히 주주 대상 증자에서 배정받은 몫의 20% 한도내에서 주어지는 초과청약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일반투자자들을 배제해, 주주청약후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미발행 처리한다.  

 

▲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SK디앤디의 증자 흥행 여부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흥행의 변수가 오로지 주가이고, 청약 메리트가 있을만큼 주가가 꿋꿋하게 뒤를 받쳐줘야 한다. SK디앤디가 청약 때까지 주가 흐름에 맘을 졸여야 하는 이유다.

주식양수도계약 종료후 1대주주에 오르는 한앤컴퍼니(27.48%·444만1주)와 2대주주 SK가스(27.48%·443만9999주)는 배정주식대로 전량 출자키로 한 상태다. 총 643억원으로 발행금액의 절반인 49.47%는 이미 자금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우리사주는 차치하고라도 문제는 국민연금(12.98%·209만6469주)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 소액주주다. 자칫 청약 시점에 SK디앤디 주가가 발행가보다 밑돌 경우 기타주주에서 대량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 보다 싸게 살 수 있는데, 비싼 값에 청약할 리는 만무하다.

흥행에 실패할 경우 유상증자 사용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SK디앤디는 유입자금 1300억원을 차입금 상환, 부동산 개발과 풍력발전 개발비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자금 용도로 자금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우선 2016년 7월 발행한 만기 3년(2019년 7월)짜리 전환사채(CB) 800억원 중 24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2019년 4월 콜옵션(Call option) 만기 전에 미리 콜옵션을 행사해 원금의 30%를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공모자금 중 760억원은 부동산개발 관련 토지비(560억원) 및 풍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초기 개발비(200억원) 집행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이외 300억원은 ESS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SK디스커버리 계열과 한앤컴퍼니는 향후 공동경영 방안으로 이사회의 이사진을 동수(同數)로 꾸리기로 했다. 11월6일 개최 예정인 등기이사 선임 등을 위한 임시주총은 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다.

다만 대표이사 및 감사 지명권은 SK가스가 가진다. 또 현 함스테판윤성 대표이사 및 경영진 역시 유지된다. 현 공정거래법상의 SK 계열사 지위와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의 손자회사의 지위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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