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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家 최창원, SK디앤디로 ‘1720억’ 벌기까지 풀스토리

  • 2018.09.19(수) 15:08

출자금 63억…배당금 76억만으로 회수하고도 남아
지분 24% 매각금액 1710억…차익만 원금의 ‘26배’

SK가(家)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매직’이 쉬이 흉내 낼 레벨이 아니다. 초창기 집어넣은 자금이라고 해봐야 60억원 남짓. 어마무시, 172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한 때는 일감몰아주기다 뭐다 해서 잊을만 하면 입방아에 오르내렸지만 이제는 이런 시선도 말끔히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14년에 걸친 스토리를 떠올리면 감개가 무량할 법 하다.

 

▲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 단 한 주도 매각없이…14년을 지킨 뚝심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경영하는 SK디스커버리 소그룹은 계열사 SK디앤디(D&D)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공동경영키로 했다. 

이를 위해 SK디앤디 최대주주 SK가스는 지난 18일 SK디앤디 지분 30.97% 중 3.5%(56만2501주)를 한앤컴퍼니에 처분키로 했다. 또 2대주주 최 부회장도 소유 중인 지분 24%(387만7500주)를 전량 매각키로 했다. 오는 11월6일 딜을 마칠 참이다.

딜이 완료되면 한앤컴퍼니가 지분 27.48%(444만1주)를 소유, SK디앤디의 1대주주 지위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최대주주 SK가스(443만9999주)에 비해 2주를 더 갖게 되는 것.

아울러 SK디앤디를 지렛대로, SK건설을 뒷배 삼아 진행된 14년에 걸친 최 부회장의 재산 형성 스토리도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다. 무려 172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내면서 말이다.

SK디앤디는 원래 2004년 4월 ‘아페론’(2007년 5월 현 사명으로 변경)으로 설립된 부동산 개발업체다. 최 부회장이 원래부터 주주였던 것은 아니다. 초기 자본금 3억원 형성 당시 출자자 명단에 최 부회장은 없었다.

최 부회장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던 때는 6개월 뒤인 그 해 10월이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 SK디앤디의 23억원 유상증자에 출자한 이가 최 부회장 뿐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증자가 오로지 최 부회장을 위한 증자였음을 엿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최 부회장은 SK디앤디 지분 70%를 확보, 일약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추가로 자금을 집어넣은 것은 단 한 번, 2007년 6월로 40억원이다. SK디앤디의 200억원 유상증자 때다.

여기까지가 현재 SK가스(31.97%)에 이어 2대주주로서 최 부회장이 SK디앤디 지분 24%를 소유하게 된 내력이다. 출자 이후 단 한 주도 처분하지 않았고, 지분율만 70%→38.8%→30.2%→25.4%→24.0%로 변했을 뿐이다.  

최 부회장이 지금까지 SK디앤디로부터 챙긴 배당금은 76억원. 2010년 15억5000만원을 시작으로 2017년 결산배당까지 5회에 걸쳐서다. 배당금만으로 SK디앤디 투자원금을 회수하고도 넘는다.

오는 11월 지분 24%를 한앤컴퍼니에 넘기는 가격은 주당 4만4000원(액면가 1000원).취득가라고 해봐야 주당 1627원밖에 안되는 터라 지분매각으로 1640억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 ‘최창원 매직’의 백그라운드 SK건설

이러기까지 백그라운드가 됐던 것은 계열사 SK건설이다. 사실 SK디앤디 사업 초기에는 SK건설이 사업기반을 깔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부회장이 SK건설 경영일선(2000년~2003년 9월)에 있던 시기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주로 SK건설의 신규 주택사업에 가구를 납품하고, 분양대행 및 광고, 모델하우스 건설 등이 주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SK건설의 매출 비중은 50%를 넘었다.

이를 기반으로 설립 첫 해부터 영업흑자를 냈고, 단 한 번도 흑자를 놓친 적이 없다. 한때는 43억1000만원(이하 별도기준)을 쓸어담았다. 2005년 161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2011년에 가서는 932억원을 넘었다.

이렇다보니 2014년 2월 일감몰아주기 규제 도입에 앞서서는 그 대상으로 거론되며 눈총(?)을 받았다. 최 부회장 지분이 20%(대기업 계열사 중 총수일가 지분 상장 30%·비상장 20%)가 넘었고, 내부거래액이 연간 200억원 혹은 연매출의 12%를 넘었기 때문이다.

SK디앤디는 변신에 나섰다. 자체 분양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했다. 홀로서기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SK건설이 벌어준 돈과 SK건설이 쏴준 실탄(2007년 6월 유상증자 144억원)까지 두둑(2011년 말 자기자본 605억원)했던 터라 두려울 건 없었다.

거침이 없었고 성장세는 무시무시했다. 2012년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300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은 95억5000만원에서 5년 뒤인 2017년에는 279억원으로 뛰었다. 성장세를 배경으로 2015년 6월에는 증시에도 상장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지는 오래다. SK디앤디의 증시 상장(30.2%→25.4%)을 계기로 지분율을 규제 기준선인 30%(상장) 밑으로 떨어뜨림으로써 규제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일감몰아주기로 오르내렸던 입방아도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SK디앤디가 자체 분양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하면서 완전 딴판이 된 것. 2012년 SK건설 매출비중을 22.5%로 낮추더니 2013년부터는 10% 밑으로 떨어졌다. 작년에는 1.9%(64억원)가 고작이고 다른 계열까지 합해봐야 2.3%(75억원) 밖에 안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비상장 가릴 것 없이 20%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 부회장의 지분 매각을 계기로 ‘일감’의 ‘일’ 자(字)도 나오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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