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은 연명(延命)이 문제인데 걱정했던 것보다 더 빠듯하다. 일감은 바닥나고 있지만 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나 손실도 생각보다 커졌다. 3분기 실적을 받아본 삼성중공업이 올 초 목표로 잡았은 것보다 1800억원 많은 영업손실을 내게 됐다고 털어놓은 배경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12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138억원, 순손실은 80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756억원, 매출은 3조9012억원, 순손실은 2825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영업손실은 연초 내다본 연간 영업손실 예상금액 2400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예상하는 연간 영업손실 규모를 42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4분기에도 14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고백인 셈이다.
우선 3분기 매출은 여름 휴가와 추석연휴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을 받았다. 작년 3분기보다 일감이 줄면서 25%나 감소했고, 직전인 2분기보다도 2.4%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다만 4분기에는 휴일이 적어 조업일수가 다시 늘고, 일반 상선 건조 물량이 늘어나 매출도 3분기보다는 다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영업손실은 작년 같은 기간 236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자, 직전 분기(1005억원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을 늘린 것이다.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에 더해 강재 및 기자재 가격 인상(1770억원), 3년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900억원) 등이 수익성에 더 차질을 빚게 했다는 설명이다.
적자를 줄인 요인도 있었다.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facility for oil&gas Development) 공사 체인지오더(Change Order, 공사비 추가정산)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약 2000억원이 유입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비용들에 묻혔다. 이마저 없었으면 분기 손실 규모는 3000억원대로 커질 수 있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당초 철광석, 연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후판 가격이 오르지 않을 걸 기대했다"며 "그러나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이 추가 인상돼 손실이 확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약 2년치 조업물량을 채워가고 있으며 2019년에도 시황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강재가 인상 원가 증가분을 선가에 반영하는 등 안정적인 마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