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해도 마음을 놓아선 안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간 갈등의 근본적 해소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시중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은 27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에서 개최한 '2019년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패권 경쟁의 속성을 띄고 있어 두 나라의 근본적인 통상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양국 경제의 높은 상호 의존도를 감안할 때 갈등이 지속되면 양쪽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일정 수준의 타협은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타협 결과의 이행이나 점검 방식을 두고 간헐적으로 심각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중 무역협상은 갈등의 종식이 아닌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대중(對中) 사업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무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앞서 중국의 정책 및 구조적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중국은 3~4년 전부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과의 무역갈등을 겪으며 대내외적인 불활실성이 높아져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통한 대외불확실성 완화에 주력하면서 신창타이(新常態)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통해 내수 안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교수는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과 대외 개방 기조에 주목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중국의 전통 제조업 보다 서비스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거나 중국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중 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세 인하나 금융 시장 추가 개방, 외국인 직접 투자 진입 규제 완화 등은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브라운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대학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