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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대우조선 인수..주총 넘겼지만 '산 넘어 산'

  • 2019.05.31(금) 17:36

31일 임시주총 장소 옮겨 물적분할 승인
10여개국 기업결합심사 및 현장실사 등 과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인 물적분할이 우여곡절 끝에 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대우조선해양을 온전히 품기 위해선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와 현장실사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최대 난관은 기업결합 심사다. 중국, 일본 등 최소 10개 이상의 해외 경쟁 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녹록치가 않다. 만약 한 국가에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양사의 합병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양사 노조의 강한 반발 떄문에 현장실사조차 간단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울산시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할계획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울산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 노조가 지난 27일부터 닷새째 이 곳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면서 주총을 열지 못했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긴급히 주총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해 오전 11시 10분쯤부터 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에는 총 주식수의 72.2%(5107만4006주)가 참석했다. 핵심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에는 참석 주식수의 99.8%(5101만3145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분할 계획서가 승인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존속법인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등 2개의 회사로 나눠져 새롭게 출발한다. 한국조선해양이 신설 법인인 현대중공업과 인수할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1·2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품는다. 지난해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약 20%. 특히 두 회사의 강점인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점유율을 합치면 각각 72.5%, 60.6%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독보적 점유율은 향후 글로벌 경쟁사들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선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최소 10개국에서 각국 공정거래 당국의 결합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 하나의 국가에서라도 독과점을 우려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양사의 합병은 무산될 우려가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중국과 일본이다. 아시아 지역 내 경쟁 국가인 한국에서 세계 1위의 조선사 탄생을 반길리 없기 때문이다. EU 또한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대다. EU의 경우 유독 반독점 금지 규정이 강한 편이어서 사실상 독과점 형태를 띄고 있는 두 회사의 합병에 선뜻 찬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간지주사로 세계 1·2위 조선소 경영
독보적 점유율..기업결합 심사엔 毒
노조 강력 반발 지속..현장실사도 난제

해외 심사 못지 않게 국내 기업 결합심사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의 자산총액 규모는 56조1000억 원, 대우조선은 12조2000억 원으로 기업결합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두 회사는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조원 이상인 대규모 회사에 해당하므로 의무적으로 사전 신고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4월 초부터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에 막혀 아직까지 현장 실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도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장실사에 대비해 자체 저지단을 꾸리는 등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배경 탓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 자체가 일반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국의 판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며 "노조 등의 반발도 변수로 있는 만큼 인수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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