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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안팎에서 배터리 소송…왜?

  • 2019.06.17(월) 11:29

LG화학, 미국 '증거개시절차'로 입증부담 덜해
SK이노베이션, 국내 여론 감안해 한국서 소송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말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제소하자 최근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의 아니면 말고 식 소송을 묵과할 수 없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맞소송을 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가 차세대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핵심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곳이 재계라는 걸 새삼 되새기게 한다.

기업간 소송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의 활동무대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된 가운데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전문업체(NPE)의 무차별 공세로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들은 소송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연관된 특허소송은 284건으로 한해 전에 비해 56% 늘었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갤럭시 S10 등 최신형 스마트폰과 관련해 특허전문업체인 유니록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유니록은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을 상대로 52건의 소송을 제기한 최다소송업체다.

아무리 소송이 일상화한 시대라도 이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처럼 국내 대기업끼리 국경을 넘나드는 소송을 진행하는 건 흔치 않다.

LG화학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건 영업비밀 침해처럼 입증이 까다로운 사건에서 원고의 입증부담이 한국보다는 덜하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에선 소송 당사자들이 상대방이 요구하는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절차'가 있다. 한국 민사소송에는 없는 제도다. 만약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누락, 위조하면 곧바로 패소하거나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등 소송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국내 기업간 다툼을 해외로 끌고간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활용해 국내에서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전략을 택했다.

두 회사는 8년 전에도 법적 다툼을 진행한 바 있다. 2011년 12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4년 2월 서울지방법원이 비침해 판결을 내리며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그해 10월 두 회사는 분리막 기술과 관련한 모든 소송과 분쟁을 종결하기로 하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재계에선 이번 소송도 양사가 합의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못지 않게 국가경제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2014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 세탁기 파손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끝내 소송으로 갔지만 이듬해 3월 최고경영진이 합의해 당시 진행 중인 분쟁을 모두 끝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1~3위는 중국(1위 CATL, 3위 BYD)과 일본(2위 파나소닉) 기업이 차지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8위에 그쳤고 SK이노베이션은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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