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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지켜라' 삼성전자, 얇아지는 봉투

  • 2019.08.28(수) 09:25

해외법인 매출 증가 불구 순이익은 감소
특화제품, 마케팅 강화 등 외형 지키기 전력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해외 가전제품,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해외법인들의 제품판매량은 늘었지만, 이를 위한 가격할인, 저가품 판매 등으로 출혈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SEA), 인도 법인(SIEL)은 회사가 공을 들이는 지역에 위치한다.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은 세계 최대 텔레비전(TV)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수년째 TV부문 1위를 달렸다.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20%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약 8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스마트폰 2공장을 인도 노이다에 지었다. 노이다 1, 2 공장은 2020년까지 스마트폰 생산능력이 연간 약 1억2000만대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기존 약 6800만대 대비 76.5% 늘어나 세계 최대규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관련기사 : 인도로 간 삼성 이재용, 경영 본격화 '한 걸음 더')

◇ 북미 TV 시장 탈환, '우여곡절'

미국 법인은 삼성전자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담당한다.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회사 전체 매출의 12.8%를 담당했다. 2014년 스마트폰 판매법인을 흡수합병하며 TV, 냉장고, 스마트폰 등 모든 완제품의 미국 지역 판매를 담당하게 됐다.

TV가 미국 법인 주력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4000만대에 달하는 전체 TV 생산량중 4분의 1에 달하는 1000만대를 미국 시장에서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정도로 이 시장에 애정이 깊다.

최근 들어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중국 업체 TCL이 올해 1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26.2%의 점유율(출하량)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해서다. 삼성전자는 21.7%로 점유율 2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8%였던 것에 비춰보면 뼈아픈 성적표였다.

삼성전자는 3달 만에 북미에서 명예를 회복했다. 2분기 22.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TCL(16.3%)과의 격차를 6%포인트 이상 벌렸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회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가격할인 공세를 펼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출시한 2019년형 98인치 8K 해상도 스마트TV 현지 판매가격을 몇주 만에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서 30% 내린 7만달러(약 8300만원)로 낮춰 판매했다. 여기에 더해 회사는 5월부터 4K 초고화질(UHD) TV, QLED TV를 최대 1000달러 할인 판매했다.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은 증가하더라도, 가격할인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상승해 실제 손에 쥐는 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국 법인이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1% 늘었지만 순이익은 25.6% 줄어든 것에 이같은 전략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시장에서 수익성 중심 정책을 고수했던 삼성전자의 과거와 반대되는 행보다. 미국 법인은 2017년 연간 702억원의 순손실을 입고 다음해 8708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이 기간 매출은 33조3293억원에서 31조1718억원으로 6.5%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고가 라인업 중심으로 제품을 밀집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 인도 스마트폰도 '못 놓쳐'

인도 법인은 가전제품에 더해 스마트폰까지 가전기기 전부를 생산 및 판매하는 복합 기지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연간 매출액이 10조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이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인도 법인은 현지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전자의 첨병 역할도 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샤오미가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는 3080만대를 팔아 현지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2580만대에 그쳤다. 다음해에는 샤오미 4100만대, 삼성전자 3130만대로 형세가 역전됐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부터 신흥시장에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갤럭시 'S'와 '노트'가 아닌 중저가 라인업에 신기술을 먼저 적용하도록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저렴하면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 등 고급기능을 탑재한 A 및 M시리즈를 현지 시장에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 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6.3%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샤오미(28.7%)와 격차는 2%포인트로 좁혔다. 전년동기 두 회사의 격차는 5%포인트였다.

다만 상흔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올해 내놓은 저가 스마트폰은 가격은 10~40만원대로 S 시리즈의 반값도 되지 않으면서 고급 기능을 여럿 첨부했다. 이는 매출원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인도 법인은 그 영향을 받아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7.5% 늘었지만 순이익이 10.7% 줄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모두 시장이 침체기다"며 "업계 1위 자부심을 지닌 삼성전자가 제품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도 점유율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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