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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터지는 TV시장]下 삼성·LG '고민은 계속된다'

  • 2019.06.21(금) 15:31

삼성전자, 차세대 QD-OLED 투자결정 '안갯속'
LG전자, LCD 버팀목속 OLED 저변확대 고민

"소니는 최근 텔레비전(TV) 시장 점유율이 추락했습니다. 고부가 제품 전환이 늦어 중국에 시장이 잠식당했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하면 모든 TV 라인업에서 중국에 잠식당하는 퍼펙트 스톰(심각한 위기)이 닥칠 수 있습니다."

TV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가전명가' 소니의 올해 1분기 TV 판매량 순위(IHS마킷 기준)가 7위로 곤두박질쳤다. 그 빈자리를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샤오미 등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파고 들었다. 소니는 2012년 접었던 OELD TV 사업을 2017년부터 뒤늦게 재가동했지만 시기가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LG전자가 고부가 제품을 필두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는 이유다. 실제 두 회사는 과거에 비해 낮아진 제품 판매량에도 판매금액 점유율은 되레 뛰었다. 전세계 TV 시장이 지난 2015년 2억7400만대로 고점을 찍은 뒤 작년 2억2100만대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전략은 피할 수 없는 길로 여겨진다.

하지만 두 업체가 모색하는 변화의 속도가 마냥 순탄치는 않다. 각 사는 프리미엄 TV로 라인업을 바꾸는 '과도기'를 어떻게 넘어갈지 고민에 빠졌다.

◇ QD-OLED는 언제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을 OLED로 전환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새나오고 있다.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가 2015년 OLED TV 사업을 접은 이래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TV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OLED로 나뉘었던 사업부를 중소형, 대형사업부로 개편하며 LCD 명칭을 뺀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 했다.

QD-OLED는 LG전자가 밀고 있는 OLED와 비교해도 진일보한 기술로 평가 받는다. OLED 패널에 양자점(퀀텀닷) 필름을 입혀 색 재현율을 높인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내놓는 QLED TV는 이 기술명칭을 사용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사용해 '무늬만 QLED는 QD-LCD'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패널 제조라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왔다. 1단계 투입액만 2조원대가 예상되는 초대형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삼성전자 8K QLED 98인치/사진=삼성전자 제공

다만 당초 투자 결정시한으로 점쳐졌던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투자결정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추진을 망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QLED와의 중복 라인업,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부담이 투자계획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전자가 시간의 문제일뿐 결국 OLED TV로 전환할 것이란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중국 업체들이 연내 8K TV 출시를 공언하고, 대형 인치대를 속속 출시하는 상황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최대 8조~10조원 가량으로 워낙 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실무진에서 초기에 고민이 많았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LG전자에 최고급형 TV에서 밀릴수 있어 결국 큰 방향으로 QLED에서 QD-OLED로 라인업을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LG, 신·구 TV 모두 '근심'

LG전자라고 걱정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애지중지하는 OLED는 물론 결국에는 비중을 줄여야 할 LCD 사업 모두 고민이 깊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에서 TV 및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권봉석 사장은 올해 초 "올해 전체 TV 매출중 25%를 OLED TV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이 수치는 20%였다.

다만 LG전자는 LCD가 여전히 회사의 주축 TV다. LG전자 TV 사업에서 LC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대로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속 OLED로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LCD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더 방어해야 하는 딜레마다.

LG전자 88인치 8K OLED TV/사진=LG전자 제공

전체 TV 패널 시장 매출액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4.3%로 OLED는 5.7%에 불과하다. TV사업 영업이익 대다수를 OLED TV에서 얻으면서도 LCD TV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이유다.

OLED TV가 여전히 고가인 점도 시장확대에 걸림돌이다. OLED TV 65인치는 2014년 1200만원에서 올해 399만원까지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QLED TV 동일 인치대 가격이 2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다.

LG전자가 'OLED는 기술이 다르다'고 항변하지만 제품 대중화에 속이 타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저렴한 40인치대 OLED 패널 생산계획을 밝히는 등 LG전자는 가격인하, 저렴한 제품군을 추가해 OLED TV 저변확대에 신경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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