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억원이상 개별 임원 보수공시제도가 도입된 지 7년이 지났다. 많은 제도 변화가 있었다. 5억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부터 시작해 등기·미등기 여부를 가리지 않고 총액 기준 상위 5위까지 공개 범위가 넓어졌고, 지난해부터는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까지 공개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 연봉 정보는 단지 부러움의 대상만은 아니다. 성과보상 체계가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사결정권을 가진 소수의 이익이 다수의 직원·주주 이익과 어긋나진 않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시장 자율에 맞는 검증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비즈니스워치는 2019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대기업 연봉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한 [연봉워치 시즌3]를 준비했다. [편집자]
한화그룹 11개 계열사(비상장 포함)가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상 임원보수를 분석한 결과 41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개별 연봉을 공시했다.
41명의 개별 연봉 내역을 종합하면 한화그룹의 연봉 구성은 기본급 76.6%, 성과급 20.7%, 기타(복리후생 등) 2.7% 수준이다.
임원 연봉은 성과연동 성격이 강한데, 한화보다 재계순위(자산총액 기준)가 앞선 그룹과 비교하면 삼성(이하 성과급비중 50.5%) SK(47%) 포스코(45.8%) LG(33.3%)보다 낮고 현대차(15.9%) 롯데(13.7%)보다는 높다.
한화그룹에선 개별 연봉내역을 밝힌 총수일가는 없다. 김승연 회장은 현재 계열사 공식 직함이 없고,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아직 연봉 공개 대상이 아니다.
한화그룹 임원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한화 지원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금춘수 부회장이다. ㈜한화에서 기본급 11억2700만원과 성과급 5억1800만원 등 총 16억4700만원을 받았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에서 유일하게 기본급 10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이다. 그룹 2인자로 불리는 금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전문경영인의 기본급 수준은 평균적으로 부회장 8억원, 대표이사급 5~6억원, 부사장 4~5억원, 전무 3~4억원, 상무 2~3억원 수준이다.
한화그룹 연봉 2위는 쟁쟁한 계열사 전문경영인을 제치고 최용석 한화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상무)이 차지했다. 기본급은 2억1500만원이었지만 성과급 11억4100만원을 받아 총액 13억5900만원을 기록했다. 금춘수 부회장과 함께 지난해 한화그룹에서 10억원 이상 연봉을 받은 '단 두명'이다.
지난해 개별보수를 공개한 한화그룹 임직원 가운데 23명의 퇴직급여가 공개됐다.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퇴직소득 27억8100만원을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옮겼다. 김 부회장의 퇴직금 지급배수는 3배이다. 임원 재직기간 1년당 퇴직기준급여(지난해 기본급+역할급 5900만원)의 3개월치를 받았다는 의미다.
차남규 전 한화생명 부회장도 퇴직금 24억500만원을 받았다. 퇴직금 지급배수는 김 부회장과 같은 3배이다. 한화그룹 임원들을 직급별 퇴직금은 평균적으로 부회장 25억원, 부사장 15억원, 전무 8억원, 상무 5억원 수준이다.
한편 지난해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미등기 기준) 평균연봉은 한화건설이 3억1900만원으로 유일하게 3억원대를 기록했다. 임원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한화에너지로 1억2800만원이다.
직원연봉은 한화토탈이 1억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화솔루션이 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한화토탈과 한화솔루션은 남성직원은 각각 1억500만원, 1억700만원을 기록한 반면 여성직원은 6760만원, 4800만원에 그쳤다. 두 회사의 남성·여성직원의 근속연수 차이가 1.5배, 2배에 달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