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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티브 힘 못 쓰자…KCC '휘청'

  • 2020.11.03(화) 14:15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인수한 실리콘업체 상반기 1천억원 순손실
KCC그룹 재무부담 가중…부채비율 127%

정몽진 KCC 회장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이 '악수(惡手)'였을까? KCC가 작년 인수한 글로벌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의 실적을 반영하면서 KCC그룹의 재무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그룹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KCC는 모멘티브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부채비율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모멘티브의 영업실적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돌발변수가 등장하고 또 그 영향이 길어지면서 더욱 기대와 멀어지고 있다.  

◇ 모멘티브 인수 뒤 터진 코로나

KCC그룹은 ▲KCC ▲KCC글라스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KAG) 등 주요 4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 계열사는 각각 건자재·도료·실리콘, 건설, 판유리·상재·홈씨씨(인테리어), 자동차유리 등 전반적으로 산업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집계한 각 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전체 그룹 중 KCC가 영위하는 건자재·도료·실리콘 사업은 전체 매출의 68.2%를 차지했고, 자산 기준으로는 82.1%에 달한다. 그 외 KCC건설이 영위하는 건설 사업과 KCC글라스가 영위하는 판유리 사업,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영위하는 자동차유리 사업 등이 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KCC가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졌다. KCC는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30억 달러(당시 3조5000억원)에 모멘티브의 지분 45.5%를 인수했다. 모멘티브는 세계 2위 규모 실리콘 전문업체로,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을 주력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당시에도 재무지표와 신용도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었다. 이에 대해 KCC 측은 "재무구조 안정성은 오랜 기간 동안 검증해온 부분이고, 오히려 KCC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KCC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실리콘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실물 경제가 위축되며 올해부터 수익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모멘티브는 올해 1분기 4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52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낸 것이다.

◇ 그룹 재무구조 '흔들'…부채비율 16.8%↑

특히 모멘티브는 쿼츠부문을 분할하면서 KCC의 모멘티브 지분은 50%+1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모멘티브의 실리콘 부문이 KCC의 연결자회사로 편입되자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KCC의 3분기 매출은 1조2497억원, 영업이익은 4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에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유사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줄어, 영업이익률도 3.5%에서 3.3%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도 상황은 비슷했다. KCC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7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감소, 영업이익률이 3.5%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1%)보다 절반 이상 쪼그라든 수준이다. 심지어 모멘티브의 실적이 처음으로 반영된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1.6%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지난해 기준 450.8%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던 모멘티브의 재무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상반기 기준 KCC의 총차입금은 5조1777억원으로 연결 반영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룹 재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KCC그룹의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127.1%, 36.5%로 연결 전 대비 각각 16.8%포인트, 11.3%포인트 상승했다. 

◇ 자구책 마련 고심…결과는?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 해소를 위해 모멘티브의 실란트 사업부문을 독일 헨켈사에 매각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리콘 사업부문을 떼어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다. KCC는 지난 9월17일 실리콘 사업부문 단순물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KCC가 영위하는 사업 중 실리콘 부문의 분리를 통해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분할예정일은 내달 1일이다.

나신평은 모멘티브의 실란트 사업부문 매각에 대해 "매각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은 부진한 영업실적 개선 또는 재무부담 경감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므로 일정 부분 긍정적 신호로 감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리콘 사업부문 분할에 대해서도 "분할신설법인(KCC실리콘)의 주식 전부에 대해 분할등기일 이후 계열회사 또는 제3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분할 후 모멘티브에 매각 또는 주식교환 방식의 흡수합병이 이뤄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사업부문 전문화, 유통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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