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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누적 100만대 '비스포크'…정수기까지

  • 2021.01.12(화) 17:20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공개…1분기 국내 출시
가전부문 수익성 제고 톡톡…냉장고 북미 진출

삼성전자가 잘 나가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영토 확장에 힘을 주고 있다. 냉장고에서 시작한 제품군을 이번에 정수기까지 넓힌다.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걸맞는 기능과 유려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결합해 3조원에 달하는 국내 정수기 시장을 삼키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누적 출하량 100만대에 달하는 비스포크 가전의 성장세에 속도를 붙인다는 구상이다.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삼성전자

◇ '맞춤형+디자인' 3조 정수기 시장 도전

삼성전자는 12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비스포크 정수기'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정수기 필터를 싱크대 내부에 설치해 시각적 효과와 공간 효율성을 높인 '언더싱크' 타입 직수형 정수기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김선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품기획 프로는 "최근 정수기 시장에서는 정수된 물을 담아두는 저수조 방식이 아닌 직수형 정수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그 중 필터를 싱크대 아래 설치하는 언더싱크 타입의 직수형 정수기는 외관 사이즈가 콤팩트해 깔끔한 디자인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정수기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이라는 데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선택해 구입하고, 이후 필요한 모듈을 추가해 성능이나 기능을 상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냉수 공급 기능이 있는 냉장고가 집에 있다면 정수 모듈만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나중에 냉온수 모듈이 필요하다면 냉각 모듈만 사서 추가 장착할 수 있다.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 부분인 '파우셋'도 주변 환경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주(메인) 파우셋은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설치하고, 보조(서브) 파우셋은 조리 시 사용할 수 있게 싱크대 옆에 설치하는 식이다. 파우셋은 120도로 회전해 어느 공간에 위치하더라도 편리하게 물을 뜰 수 있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미국 위생안전기관인 NSF로부터 총 65개 항목에 대한 인증을 받은 4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정수량은 최대 2500ℓ다. 4인 가족이 하루 6.8ℓ를 쓴다면 12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비대면 요구가 커지면서 고객이 스스로 정수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오토 스마트 케어 솔루션'도 갖췄다.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직수관이 3일에 한 번 자동 살균된다. 4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내부관에 고여있던 물을 자동으로 배출한다. AI(인공지능) 기술이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사용 빈도가 적은 시간대에 자동살균·배출을 실시한다.

비스포크의 특징인 다채로운 색상도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제품은 ▲네이비 ▲실버 ▲그린 ▲골드 ▲화이트 ▲블랙 등 6종으로 출시된다. 올 1분기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김선영 프로는 "국내 시장 규모가 3조원에 이르는 정수기는 필수 가전이 됐다"며 "비스포크 정수기는 뛰어난 정수 성능과 디자인, 소비자 맞춤형 기능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준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 보폭 넓히는 비스포크…북미 노크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개개인의 생활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모듈러 타입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후 비스포크 가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자레인지, 인덕션, 식기세척기, 상업용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에 비스포크 콘셉트를 적용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비스포크 가전은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출하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20개월 간 월 평균 5만대씩 팔린 셈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냉장고다. 전체 비스포크 가전 출하량의 75% 이상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6개월 만에 삼성전자 국내 냉장고 매출의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에서 생활가전·TV를 포괄한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부문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스포크 가전을 생산한 이후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체계도 대폭 개선했다. 소비자의 선택폭이 다양해진 만큼 기존의 SCM 체계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주문 가능한 패널 옵션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모듈화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CE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에는 역대 분기 최고치인 11.1%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비스포크' 날자 '오브제' 재시동…맞춤가전 격돌

비스포크의 영토 확장은 판매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유럽, 중국, 중앙아시아 등에 진출해 호평을 얻었다. 올해는 4도어 타입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북미 지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각) 온라인으로 개막한 CES 2021 미디어 콘퍼런스에서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위해서는 기술발전이 각 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데, 비스포크 가전이 그 사례라는 것이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은 "삼성의 혁신은 사용자 개개인에 집중하며 직관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개개인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비스포크라는 새로운 개념의 냉장고가 탄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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