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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중인 SK네트웍스, 희비 엇갈린 렌털 사업

  • 2021.08.09(월) 06:55

[워치전망대]
2Q 영업익 전년비 13.8% 감소…SK매직 '주춤'
렌터카는 제주서 호황…가전은 광고 탓 이익↓
민팃·타이어픽 분사…사업형 투자사 변신 속도

SK네트웍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사업부별로 희비가 갈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다. 국내 여행이 늘면서 렌터카 사업은 성장했지만, 호텔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 신성장 사업인 자회사 SK매직의 가전 렌털 사업마저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하반기는 전반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SK매직은 삼성전자와도 손을 잡으며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자동차·가전 등 렌털 자회사의 성장을 바탕으로 사업형 투자사로의 변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렌터카는 탄탄, SK매직은 휘청

SK네트웍스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단말기 판매 실적 감소로 정보통신 사업이 부진했고, SK매직의 광고비 집행이 늘어나며 이익이 쪼그라든 결과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4% 늘어난 2조5418억원을 기록했다. 철강 시황 호조로 글로벌 사업 매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렌털사업 핵심 자회사인 SK렌터카와 SK매직의 희비가 갈렸다. SK렌터카를 포함한 카라이프(Car Life)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47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49.2% 늘어났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대신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제주 지역 수익이 급증했다. 중고차 매각가율이 높아진 것도 수익 증가요인이 됐다. 

이에 비해 SK매직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3% 감소했다. 재작년 2분기(108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적은 영업익이다. 신제품 광고와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매직은 지난 2분기 △2021년형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 △소파형 고급 안마의자 △보더리스 인덕션 등 다수 신제품을 출시했다.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SK매직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27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늘었다. 렌털 계정도 지난해 동기 대비 17만개,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5만개가 늘어난 211만개를 기록했다. 다만 가전 판매 매출은 717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지금은 매출 규모를 키우면서 SK매직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단계기 때문에 마케팅, 광고 비용은 필수적"이라며 "회사의 기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실적이 부진했다고 보긴 어렵고 연간 매출과 영업익은 모두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는 두 렌털 사업 모두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카 라이프 부문은 국내 여행 수요 성수기를 맞았고, SK매직은 하반기부터 효율적인 광고비 집행이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SK매직의 경우 삼성전자와의 협업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SK매직은 지난 5월 삼성전자와 제휴 협약을 맺고 6월말부터 '스페셜 렌털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에어컨 △냉장고 및 김치냉장고 등 5종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SK매직이 렌털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SK매직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신규 렌털 계정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스페셜 렌털 서비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이는 하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자체 사업도 울고 웃었다

자회사가 아닌 SK네트웍스 본체가 운영하는 자체 사업들도 희비가 갈렸다. SK네트웍스의 자체 사업은 모바일 디바이스 유통, 트레이딩(무역), 호텔 리조트 사업 등이다. 중고폰 유통 브랜드인 '민팃'과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 '스피드메이트', 워커힐 호텔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무역상사 사업을 맡은 글로벌 부문의 경우 매출액 71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7% 늘었고,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철강 시황 호조에 따라 판매 단가가 오르면서 이익이 늘었다.

반면 정보통신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이 신작 부재로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단말기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4%, 51.1% 감소했다.

워커힐도 코로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3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줄었다. SK핀크스 매각에 따라 외형이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 다만 영업적자는 지난해 2분기 103억원 규모에서 올해 89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한 덕이라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는 하반기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정보통신 사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워커힐은 델타 변이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확대로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보통신은 하반기 신규 단말기 출시 후 외형 및 마진 회복이 기대되나, 워커힐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확대로 연말까지 적자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형 투자사로 '한 발 더'

SK네트웍스는 하반기 코로나로 인한 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모빌리티 및 홈케어 등 자회사 렌털 사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시에 '사업형 투자사'로 변모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힘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자체 사업과 투자를 진행하면서 인수한 자회사도 함께 키우는 사업형 투자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관련기사: '옛날사업은 접자'…렌털 힘주는 SK네트웍스(7월9일)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 /사진=SK네트웍스 제공

지난달 40여년간 지속해오던 철강 트레이딩(무역) 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민팃과 타이어픽 사업을 분사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민팃사업부 자산 및 조직을 자회사 민팃에, 스피드메이트 사업부의 타이어픽 사업을 신설 예정인 '카티니'에 양도키로 했다. 양도가액만큼의 자회사 신주를 인수 받는 방식이다. SK네트웍스가 인수할 신주 규모는 민팃 367억원, 타이어픽 179억원이다.

현재 SK네트웍스는 민팃사업부와 자회사 민팃으로 이원화해 중고폰 유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였다면, 이를 자회사로 일원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겠다는 전략이다.

타이어픽은 스피드메이트 사업부에서 새로 설립되는 자회사로 양도한다. 타이어픽은 온라인에서 타이어를 구매하고 오프라인에서 장착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쇼핑몰이다. 타이어에서 시작해 현재 배터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분사를 통해 투자자 유치 및 제품 카테고리 확장을 가속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회사에 영업을 양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자체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시킴으로써 SK네트웍스는 중간 지주사 구조와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두 브랜드의 분사 완료 시점은 9월 말이다. SK네트웍스는 보유 사업과 투자회사들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을 세우고 관리하며 추가 성장기회를 모색하는 역할을 강화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두 브랜드가 가진 기술 선도적 특성을 살려 고객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모델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며 "자회사들의 가치 제고를 돕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도 지속해 SK네트웍스만의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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