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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현금흐름 보니…LCC 돈 줄줄 샌다

  • 2021.08.19(목) 08:20

[워치전망대]
화물 가진 대형항공과 딴판…저가항공 '적자'
매월 리스료 등 수백억 지출…유류비도 가중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 실적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화물로 버티는 대형항공사(FSC)는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객에 집중된 저비용항공사(LCC)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 LCC는 '재무 체력'이 바닥나자 자본 보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은 쉽게 채워지지 않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대형항공, 사상최대 화물 매출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19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5% 증가했다. 2010년 이후 2분기 실적만 비교해보면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이다. 이 기간 매출은 2조126억원으로 16.9% 늘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작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 2조원 '고지'를 밟은 것이다. 

깜짝 실적 원동력은 화물이다. 2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510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반도체 부품 등 기존 대기업 화물을 기반에 두고, 진단키트와 함께 미국산 체리·동남아 열대과일 등 계절성 신선화물을 적극 유치한 결과다.

아시아나항공도 선전했다. 지난 2분기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8.9%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9850억원)도 13.4%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물류도 만선이었다. 이 기간 화물 사업 매출은 7082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가항공, 고정비 부담에 '적자 늪' 

화물기가 1대도 없는 LCC 분위기는 딴판이다. 지난 2분기 LCC 실적을 보면 제주항공 712억원, 에어부산 494억원, 진에어 488억원, 티웨이항공 347억원 등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C의 주력 사업인 중단거리 해외 노선이 막힌 가운데 국내선 출혈경쟁은 가열되면서다.

여기에 고정비 부담이 LCC를 짓누르고 있다. 일례로 진에어의 현금흐름(Cash Flow)에서 지난 2분기 월평균 지출을 보면 ▲항공기 리스료 89억원 ▲항공기 유지비 95억원 ▲유류비 67억원 ▲임금 68억원 등 총 385억원에 이른다. 반면 이 기간 영업수익은 314억원에 불과했다. 띄우지 못한 비행기를 격납고에 세워둔 채 돈이 새어나가는 구조인 셈이다.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진에어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7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손실이 쌓이면서 자본금을 모두 갉아먹은 것이다. 2019년 10월 첫 비행에 나선 플라이강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부분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여기에 최근 유류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WTI 기준)의 배럴당 가격은 올해 1월 52달러에서 지난 6월 71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례로 제주항공의 지난 2분기 연료유류비는 201억원으로 작년 2분기(62억원)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에어프레미아 첫 비행…출혈경쟁 가열

업계의 관심은 LCC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에 쏠려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두 항공사가 운영하는 LCC 3곳(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한다는 계획은 이미 확정됐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최근 부동산임대업체 성정이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업계에선 LCC를 3~4곳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업체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LCC와 FSC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항공사(HSC)를 내세운 에어프레미아가 운항을 시작하며, 국내선 출혈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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