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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따라 붙은' EV6…주행거리 불안 떨쳤다

  • 2021.08.27(금) 11:50

[차알못시승기]
날렵한 외모 걸맞은 가속력 갖춘 기아 전기차
최대 주행가능거리, 테슬라>EV6>아이오닉5 

최근 테슬라 모델Y를 산 지인이 있다. 계약 후 수개월을 기다린 끝에 다음 달 차를 받는 그에게 "왜 테슬라냐"고 물었다. 그는 머뭇거림 없이 "주행가능거리"라고 답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를 보자.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29km다. 보통 배터리를 20~80% 사이에서 쓰게 되니, 실제 주행거리는 260km가량이다. 추운 겨울이면 주행거리는 더 준다. 불안하다."

그 말에 반박하기 힘들었다. 모델Y의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511km. 테슬라의 세련된 디자인과 브랜드, 뛰어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오토파일럿'(Autopilot) 시스템' 등을 떠나 고객이 테슬라를 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행가능거리인 셈이다. 

지난 26일 시승한 기아의 EV6는 주행가능거리 탓에 테슬라를 택하는 고객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전기차로 보였다. EV6의 최대주행거리는 475km. 테슬라 모델Y엔 미치지 못하지만 모델3의 최대주행거리(496km)엔 근접했다. 이날 서울 뚝섬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왕복 145km를 오간 2시30분간의 시승에서 배터리 잔량은 88%에서 46%로 줄었다. 근교는 걱정없이 편안히 다닐 수준이었다.

기아 EV6 / 사진 = 회사 제공

날렵한 첫인상

EV6의 첫인상은 날렵하다. 지난 3월 EV6 첫 공개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다이내믹한 디자인"이라 평했는데, 실제로 보니 역동성이 느껴졌다. 기아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는 강렬하면서도 매끈했다. 리어 휠하우스(뒷바퀴 윗부분)의 굴곡은 입체감을 더했다.

날렵한 외형은 단순한 디자인에 머물지 않는다. 전면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는 차체를 넓게 보이게 하는 동시에 전기차의 평평한 바닥으로 공기가 흐르도록 유도한다.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 것이다. 후면부 창 위(루프 스포일러)와 아래(리어 데크 스포일러)의 역동적 디자인은 최적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만들어낸다.

내부는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느낌을 전달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클러스터(계기판)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넓게 자리 잡았다. 센터 콘솔엔 시동 버튼과 전자식 변속 다이얼, 스마트폰 무선충전기가 자리 잡았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보드와 친환경 공법으로 만든 나파가죽도 이물감없이 잘 어울렸다. 다만 이날 시승한 모델(GT-Line 4WD)의 가격(6200만대, 친환경차 세제 해택 후 기준)을 감안하면 고급스러움은 덜하다는 느낌이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력 있는 순간 가속력

평소 내연기관차를 몰다 전기차 페달을 밟으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모터의 응답성이 느껴졌다. 사람과 차가 함께 다니는 좁은 일방통행길에선 액셀에 발을 살짝 올려둔다는 느낌으로 차를 운전해야 할 정도다. 도로로 들어서면 운전하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다. 평소 얌전한 운전자라도 질주 본능이 깨어날 정도로 응답성이 뛰어났다. 차선변경에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EV6는 출시 전부터 순간가속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내년에 출시되는 EV6의 고성능 모델(GT)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페라리, 포르쉐, 맥라렌 등 슈퍼카에 꿀리지 않는 순간가속능력이다. 국내 차 중에선 가장 빠르다. 이날 시승한 모델도 민첩함이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에서도 힘이 달리지 않았다. EV6와 전기차 플랫폼(E-GMP)을 공유하는 아이오닉5와도 속도감이 달랐다. 시승을 끝내고 아이오닉5보다 속도감이 더 좋다고 말하자, 기아 관계자는 "아이오닉5(1605mm)보다 낮은 EV6(1550mm)의 전고(높이),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 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기아 제공

공인 연비 뛰어넘는 실전비

가장 궁금했던 연비는 회사 측이 제시한 공인 전비(4~4.5km/kwh)보다 좋게 나왔다. 이날 145km를 2시30분 동안 달렸는데, 연비는 4.7km/kwh가 찍혔다.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맛에 평소보다 더 달렸는데도, 연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충전 속도도 적당했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8분이 걸린다. 4분30초 가량 충전하면 100km 가량 주행이 가능하단다. 주유 인프라가 촘촘히 깔려있고 주유 시간도 짧은 내연기관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정도 속도라면 사용에 불편은 없겠다 싶었다. 

EV6는 태생적으로 아이오닉5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한 '이란성 쌍둥이'라서다. 아이오닉5가 47년 전 현대차의 포니 쿠페를 계승하는 동시에 전기차 시대를 연 듬직한 맏형이라면, EV6는 전기차 특유의 속도감을 전면에 내세운 개성 강한 아우다.

시장의 평가가 어떻게 엇갈릴지 모르겠지만 전기차의 핵심성능인 주행가능거리만 두고 보면 '형만 한 아우도 있다'는 점엔 모두 공감할 듯하다.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에도 바짝 따라 붙은 모양새다.

'차'를 전문가들 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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