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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때문에"…속타는 의료기기 업계

  • 2021.09.02(목) 11:00

의료기기 허가 '과잉 규제' 지적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확대 필요
보건당국, 제도 개선 절차 진행 중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새로운 의료행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보건당국은 신의료기술평가가 과잉 규제라는 지적을 수용, 지난 2019년부터 '감염병 진단기기'에 한정해 의료기기 허가 규제를 완화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 대상을 모든 체외 진단기기로 확대하는 등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료기기 허가 규제는 업계의 오랜 고민이다.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시보건당국과 의료기기 업체들의 입장차가 큰 탓이다. 국내에서 의료기기를 상용화하려면 두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한다.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일반 소비자나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기를 판매할 수 있다.

이후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신의료기술평가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의료기기를 국민건강보험에 등재하기 위해서다. NECA는 의료기기를 통한 '새로운 의료행위'가 기존 건강보험에 등재된 다른 의료기술에 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검증한다.

예를 들어 신약은 '새로운 약물'이지만 새로운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식약처 허가만 받으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의료기기는 전에 없던 '새로운 의료 행위'다. 의료기기 자체의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받더라도 건강보험권에 진입할 만큼 임상적 가치가 있는 기술인지를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건강보험에 등재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가격의 일부를 지불한다. 의료기기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NECA의 기술평가는 '국민의 비용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건강보험은 환자와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한다. 완벽하게 검증받지 않은 의료기기가 건강보험에 등재돼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의료기기 업체들은 NECA의 기술평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식약처 승인 이후 복지부의 기술 평가를 따로 진행하는 게 '과잉 규제'라는 지적이다. 식약처 허가, NECA의 기술평가를 거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등재 심사까지 마치려면 약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NECA의 기술평가가 신기술과 어울리지 않는 자료를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비판도 있다. NECA의 기술평가를 받기 위해선 의료기술의 가치를 증명할 임상문헌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최초 개발 제품은 임상문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첨단의료기술은 개발 주기가 빨라 임상문헌을 작성하는 동안 비슷한 성능과 기술을 갖춘 해외 제품이 NECA의 기술평가에 진입하는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과잉 규제라는 의견을 수용해 지난 2019년 4월 '선진입·후평가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선진입·후평가 제도는 감염병 진단기기에 한정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건강보험 등재 절차에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제도다. 품목허가 후 1~5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NECA의 기술평가를 한다.

하지만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 대상을 확대를 바라고 있다. 감염병 진단기기로 한정한 시범사업 제도를 모든 체외 진단기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단기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진입·후평가 제도는 대상이 제한적이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의료인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시범 운영 대상인 의료기기를 덜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시범 운영 대상인 의료기기의 사용을 상대적으로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효성을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당국은 선진입·후평가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방향이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선진입·후평가 제도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구체적 선정 대상은 논의 중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개정한 제도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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