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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M&A 리뷰]②'영끌' 1조500억 

  • 2021.09.02(목) 10:10

현대제뉴인 자금 유치 현황보니
증자 3.5천억·대출 3천억·전환사채 4천억

①편에서 계속 ▷관련기사: [두산인프라코어 M&A 리뷰]①'뒤처리 비용' 5천억

현대중공업지주는 작년 8월까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관심이 없었다. 대우해양조선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자금 여력도 넉넉하지 않았다. 갑자기 '마음'이 바뀐 것은 작년 9월, 재무적 투자자(산업은행)와 손 잡으면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대우해양조선을 인수하는 와중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대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설립한 중간지주회사 현대제뉴인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1조5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된다. 유상증자 3500억원, 주식담보대출 3000억원, 전환사채 4000억원 등이다. 전환사채까지 포함하면 부채로 7000억원을 모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은어) 투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1조500억 어떻게 마련했나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 2월 설립한 현대제뉴인의 초기 자본금은 1억원이었다. 이후 현대중공업지주는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 4월 1275억원, 5월 45억원, 7월 2179억원 등 총 3500억원을 현대제뉴인에 투자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현금 3500억원을 넣었다는 얘기다.

지난 7월엔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건설기계 주식(3531억원 규모)을 현대제뉴인에 현물출자했다. 현대건설기계 주식과 현대제뉴인 주식을 맞바꾼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제뉴인→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로 개편됐다.

현대제뉴인은 지난달 19일 현대건설기계 주식을 담보로 KB증권으로부터 3000억원을 빌렸다. 이자율은 3.35%.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다.

외부 투자도 유치했다. 지난달 KDB인베스트먼트제2호 유한회사를 상대로 발행한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2019년 세운 기업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운용사(PEF)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이번 M&A에 전환사채 방식으로 40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전환사채는 사채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28년 8월까지 매년 4.35%의 이자를 받는 동시에 2022년 8월부터 2028년 8월까지 전환우선주(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제뉴인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투자로, 상장이 되지 않더라도 매년 4%대의 이자를 받는 안정적 투자다.

1000억은 다시 그룹으로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제뉴인 증자금으로 투자한 3500억원이 모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쓰인 것은 아니다. 지난 8월1일 현대제뉴인은 현대코어모션의 해외 계열사(상주현대액압기기유한공사)와 양산부품사업을 각각 510억원, 44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코어모션과 소규모 합병을 추진했다.

당시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전환사채 투자(8월6일)나 주식담보대출이 이뤄지기 전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제뉴인에 투입한 현금 3500억원중 1000억원은 다시 현대건설기계로 흘러간 셈이다. 이같은 현금 흐름을 보면 현대중공업지주가 현금 2500억원을 투자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는 구조를 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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