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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보이지 않은 아이폰13 '아쉬움 셋, 매력 셋'

  • 2021.09.15(수) 16:33

애플, '혁신' 대신 '성능 개선'에 방점
큰 변화 없지만 성능 높이며 가격경쟁력도
한국 1차 출시국서 또 제외…내달 8일 판매

애플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온라인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하반기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아이폰13과 애플워치7이 포함됐다. 당초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무선이어폰 신제품은 선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이 깜짝 등장했다.

아이폰13./사진=애플 유튜브

왜 '혁신' 아니라 할까

애플의 올해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아이폰12)과 같이 △아이폰13 미니(5.4인치) △아이폰13(6.1인치) △아이폰13 프로(6.1인치) △아이폰13 프로 맥스(6.7인치)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업계에선 이번 신제품이 'S'의 느낌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기능 개선이 있긴 했지만, 새 숫자를 붙일 만큼의 혁신은 없었다는 의미다. 애플은 일부 시리즈에서 성능을 업데이트한 S 모델을 후속작으로 공개했었다. 2018년 XS가 마지막이었다.

① 비슷한 디자인

아이폰13 시리즈는 아이폰12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갔다. 아이폰12가 아이폰의 초기 디자인인 '각진' 모양으로 회귀해 좋은 반응을 모았던 만큼 이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3과 미니 모델의 경우 뒷면 카메라 렌즈 2개가 대각선으로 배열됐다는 디자인의 차이점은 있다.

또 업계에서 예상된 대로 스마트폰 앞면 상단에 있는 노치(카메라 등 설치 때문에 화면이 나오지 않는 부분)의 면적은 줄었다. 안면 인증 기술인 페이스 ID에 쓰이는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새로 적용해 기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② 아쉬운 무게

아이폰13 시리즈는 제품 크기도 전작과 같다. 오히려 두께는 전작 대비 0.25mm씩 늘었다. 이에 따라 무게도 증가했다. 가장 변화 폭이 큰 것은 아이폰13 프로다. 아이폰13 프로의 무게는 203g으로 전작인 아이폰12 프로에 비해 16g 늘었다.

아이폰13 프로 맥스도 238g으로 아이폰12 프로 맥스에 비해 12g 무거워졌다. 일반적인 바(Bar) 형태 스마트폰이지만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271g)와 33g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이폰13도 전작에 비해 11g 무거워진 173g, 아이폰13 미니도 7g 무거워진 140g이다. 

아이폰13 프로 이상급에 탑재된 프로모션 기능 시연. /사진=애플 유튜브

③ 주사율 차등화

당초 시장에서는 아이폰13이 아이폰 최초로 120Hz(헤르츠) 주사율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주사율은 1초 동안 화면에서 보이는 이미지 수를 말한다. 애플은 '프로모션' 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여 120Hz 주사율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는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 맥스에만 한정된다. 아이폰13 미니와 아이폰13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120Hz 주사율을 기대했던 애플 유저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작년 2월 공개한 갤럭시 S20 시리즈에서부터 120Hz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지원했다. 애플 스페셜 이벤트가 진행되던 중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우린 120Hz를 적용한 지 꽤 됐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래도 감춰지지 않는 매력

애플은 매년 신제품 공개 행사 때마다 "혁신이 없다"고 비난받는다. 하지만 판을 까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이폰12도 출시 당시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출시 이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아이폰 초창기의 혁신이 기저 효과로 작용한 셈이다. 

특히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13은 최첨단 듀얼 카메라 시스템과 시네마틱 모드 등을 갖췄고, 아이폰13 프로는 프로모션이 적용된 디스플레이 등 아이폰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이들을 위한 최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며 "우리가 만들었던 것 중 최고의 아이폰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13 프로./사진=애플 제공

① 가격 경쟁력

올해 애플은 매년 가격을 올리던 기조를 버렸다. 심지어 아이폰13과 미니 모델은 데이터 저장용량은 늘리면서 가격은 유지했다. 사실상 가격을 내린 셈이다. 

아이폰13과 미니 모델은 △128GB △256GB △512GB로 출시됐다. 이중 128GB는 전작의 64GB와 가격이 같다. 아이폰13은 100만원대, 미니 모델은 90만원대다. 용량은 두 배로 늘리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같은 용량인 128GB로 비교하면 두 모델 모두 14만원 저렴해졌다. 256GB는 7만원 싸다. 아이폰13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은 전작과 가격이 다 같다.

② 어쨌든 나아진 성능

아이폰13에는 A15 바이오닉 칩이 탑재됐다. 전작에 심어진 A14 바이오닉 칩보다 개선된 것이다. 애플에 따르면 A15 바이오닉은 5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해 150억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전기 신호를 흘려넣었을 때 연산 처리를 수행)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가장 빠른 칩이라는 설명이다.

아이폰13과 미니 모델은 신규 6코어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해 경쟁 제품보다 최대 50% 빠르다는 것이 애플 측 주장이다. 4코어 GPU(그래픽처리장치)는 경쟁 제품 대비 속도가 최대 30% 빠르다. 초당 15조8000억회의 연산을 수행하는 16코어 뉴럴엔진도 적용했다.

아이폰13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에는 5코어 GPU를 탑재해 경쟁 제품 대비 최대 50% 빠른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6코어 CPU와 16코어 뉴럴엔진(머신러닝 등 AI 연산 수행)도 갖추고 있다.

배터리 성능도 향상됐다. 아이폰13과 프로 맥스 모델은 전작 대비 하루 최대 2시간30분, 아이폰13 프로와 미니 모델은 1시간30분 더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13 시네마틱 모드 시연. /사진=애플 유튜브

③ 영화처럼 찍을 수 있는 카메라

아이폰13 시리즈의 가장 큰 개선점은 역시 카메라다. 먼저 아이폰13 시리즈 전 모델에 '센서 시프트 OIS'가 적용됐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 대신 센서에서 흔들림을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작년에는 프로 맥스 모델에만 적용됐지만, 올해는 전 모델로 확대 적용됐다.

아이폰13과 미니 모델은 전작과 같은 듀얼(2개) 카메라지만 이미지 센서가 커져 전작 대비 47%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 이미지 센서가 커지면 노이즈가 줄고 더 밝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13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에서는 기존 아이폰에서 불가능했던 접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cm 거리에서 물체가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접사 촬영은 슬로모션 및 타임랩스 동영상 촬영에서도 가능하다. 또 야간 모드가 모든 카메라에 적용돼 어떤 환경에서도 야간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영상 촬영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시네마틱 모드'도 유용하다. 영상을 촬영할 때 자동으로 초점이 변경되는 기능이다. 인물이나 사물의 움직임을 포착해 초점을 자동으로 바꿔주고, 촬영 후에도 초점을 변경할 수 있다.

한국, 올해도 1차 출시 제외

아이폰13 시리즈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30개 국가에서 17일 사전 주문을 시작, 24일 정식 출시된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멕시코, 태국 등 10여개 국가와 함께 2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10월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글로벌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우리 고객들은 매일 아이폰에 의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강력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을 만들었다"며 "iOS 운영체제와 긴밀하게 통합되고 개인정보보호 기능까지 내장된 아이폰13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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