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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④제약바이오, 실적은 좋았지만

  • 2021.09.23(목) 06:45

의약품·건기식 덕에 '코로나 특수' 누려
비대면 강화…'영업·마케팅‧R&D' 제동
'디지털 영업‧마케팅‧원격 임상' 지원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가 흔들어놓은 유통 시장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를 예고하면서다. 팬더믹은 사람들의 일상 소비 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외식을 줄였고 집밥을 먹었다. 나갈 필요가 없으니 옷과 화장품에는 지갑을 닫았다. 반면 한쪽에서는 명품 구매가 폭발했다.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 했다. 이런 흐름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까, 아니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국내 유통 업계의 변화를 미리 짚어본다. [편집자]

국내 대부분의 산업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반면 제약바이오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 덕분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가 인정받으면서 국산 의약품 수출도 늘었다. 그 덕분에 실적은 양호했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도 나름대로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대면으로 이뤄졌던 영업‧마케팅 활동과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R&D)에 제동이 걸려서다. 

영업‧마케팅 비대면 활동 '제한적'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제약 비즈니스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영역은 '영업 및 마케팅 활동 제한'(7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요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 예측 △임직원 재택근무의 비효율성 △연구개발 활동 제한 △생산여건 악화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병원들은 제약바이오 기업 영업사원(MR)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문을 걸어 잠갔다. 영업‧마케팅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의약품을 처방 및 조제하는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하지만 코로나 탓에 이런 활동들이 제약을 받았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학술대회와 콘퍼런스, 심포지엄 등도 줄줄이 연기됐다. 특히 학술대회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질환 치료의 최신 정보를 공유 및 논의하는 자리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마케팅의 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보건의료 전문가단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매년 봄과 가을마다 학술대회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이런 활동들이 제한됐다. 결국 그동안 연기됐던 학술대회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그러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디지털 영업‧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종근당은 자체의료정보 포탈 메디뷰(mediview)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메시지, 유비케어 등을 통해 비대면 영업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자체 스튜디오를 통해 실시간 교육 영상 및 웹 심포지엄 등의 영상물을 제작‧배포하고 비대면 미팅 등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1인 강연인 '라이브 세미나'와 '웹 심포지엄', '웹 토크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임상 모집 난항…'원격임상' 활성화 필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제약바이오업계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도 발목이 잡혔다. 통합 임상 플랫폼 메디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임상시험 신규 등록 대상자의 평균 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 3월보다 61% 감소했다.

또 임상시험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신규 대상자 모집을 중지한 곳이 63%에 달했다. 이어 '가상‧원격 활용(45%)', '임상시험 연기(43%)', '대상자 시험기관 방문기간 연장(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은 제약바이오 기업이나 연구자, 기관 등이 임상시험실시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의뢰해 진행한다. 임상시험에서 대면은 불가피하다. 의뢰한 곳의 임상시험 담당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모니터링,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 의료기관은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 주기적으로 효과 및 증상 등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모든 과정이 어려워졌다. 

해외에서는 임상담당자가 직접 임상시험기관을 방문하지 않는 원격 모니터링을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해 단숨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의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 대상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원격 임상이 추세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정부와 기업,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임상시험실시기관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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