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최고책임자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탄소중립주간을 맞아 정부와 함께 5G(5세대) 통신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기술의 탄소 절감 방안을 논하는 협의체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전날(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경기도 안양 LG유플러스 '평촌메가센터'에서 ICT 기업·협회·기관과 '디지털탄소중립협의회(이하 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디지털 기반의 탄소중립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정부가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감축량도 늘려 탄소를 '0'(NET ZERO)으로 만들자는 정책이다. 기후변화위기가 대두하면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중립정책을 다각도로 검토·실행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ICT 기업의 전력감축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로 알려진 IDC와 같은 시설을 운영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날 협의체를 주관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터넷 서비스의 급증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치가 확대되고 있고 5G 등 통신기술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컴퓨터 자원 소모 증가도 ICT 산업의 에너지 소비를 상승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단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주요 에너지 소비원인 IDC, 5G 기지국 등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혁신기술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전담지원센터 운영 등을 검토해 기업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데 있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호 SK텔레콤 ESG 추진 담당, 윤동식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 실장, 박형일 LG유플러스 CRO(최고대외협력책임자) 등 통신 3사 부사장이 모두 참석했다. 김유진 카카오 ESG환경TF장(부사장)과 네이버 임동아 ESG 이사도 자리헸다.
통신 3사와 네이버·카카오는 자체 IDC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LG유플러스가 경기도 안양에서 운영하는 IDC인 평촌메가센터는 PUE(건물의 총 전력 사용량을 IT전력 사용량으로 나눈 단위) 1.43로 현재 개별 기업이 운영하는 IDC 중 전력 효율성이 가장 우수하다.
임 장관 등 참석자들은 평촌메가센터 내부의 '풍도'(바람길) 등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DC처럼 건물 서버가 많은 곳에 냉각을 위해 에어컨을 돌리면 전기가 많이 든다"며 "건물 자체에 뜨거운 바람과 차가운 바람의 대류현상이 일어나도록 하는 바람길을 만들어 전력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장관은 "탄소중립은 정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도전적인 과제"라며 "디지털 탄소중립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