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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LX '아름다운 이별', 현금 흐름 보니

  • 2021.12.15(수) 14:54

지분정리…구광모 일가, LX홀딩스 32% 매각
구본준, 3003억에 LX홀딩스 경영권 확보
구광모 1482억-구본준 2246억 현금 확보

LG그룹과 LX그룹이 지난 14일 지분정리를 마무리했다. 올 3월 LG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LX홀딩스 분할 계획을 승인받은 지 9개월 만이다. LG 관계자는 "70여 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 오며 단 한 번의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다"며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LG는 8% 싸게, LX홀딩스는 20% 비싸게

지분정리 방식은 이렇다.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 주식을 외부에 팔고, 이 주식매각 대금으로 조카인 구광모 LG 대표가 보유한 LX홀딩스 지분을 사는 방식이다. 

지난 14일 주식 시장이 개장되기 전에 구본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LG 지분 7.72% 중 4.18%를 외부 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7만9900원으로, 지난 13일 종가(8만6900원)보다 8%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팔았다. 블록딜 소식에 이날 LG 주가는 7.36% 급락했다.

이번 블록딜로 구본준 회장은 524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LG 657만주를 주당 7만9900원에 팔면서다. 이 매각대금은 LX홀딩스 지분 인수 밑천으로 썼다.

구본준 회장은 블록딜로 팔고 남은 236만주(1.5%)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에 기부했다. 이 같은 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은 7.72%에서 2.04%로 줄었다.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가족이 보유한 LG 지분을 합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 요건이 충족되는 것이다.

구본준 회장의 'LG 블록딜' 전날인 지난 13일 구광모 대표 등 특수관계인 9명은 보유중인 LX홀딩스 지분 32.32%(2465만4144주)를 장외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에게 팔았다. 주당 매각가격은 1만2180원. 지난 13일 종가(1만15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얹었다.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되면서 웃돈이 붙은 것이다.

지분 정리하고 현금 남기고

이번 지분정리를 통한 현금 흐름을 보면 구광모 대표 등 특수관계인 9명은 3003억원 가량의 주식매각대금을 손에 쥐었다. 이중 절반가량인 1482억원이 구 대표 몫이다. 구본준 회장이 LG 지분 일부를 정리했지만 구광모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41.7%로,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구본준 회장은 2246억원 가량의 현금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LG 주식은 5249억원어치 팔고, LX홀딩스 주식은 3003억원어치 사면서다. 이번 지분정리를 통해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은 7.72%에서 40.04%로 늘어났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이하 보유지분 24.7%), LX하우시스(33.5%), LX세미콘(33.1%) 등 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상장 계열사의 보유 주식 가치만 1조24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본준 회장 입장에선 현금 3003억원으로 LX그룹의 경영권을 손에 쥔 셈이다.

지분정리까지 끝낸 LG와 LX의 '아름다운 이별'은 내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 분리를 승인하면 완전히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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