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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공청회서 SKT가 펄쩍 뛴 이유

  • 2022.01.18(화) 07:15

[취재N톡]
주파수 경매 앞두고 원색적 비난 '맹공'
조단위 투자 무색…외산장비 열세 우려

5G 주파수 할당 공청회, 분위기 후끈

얼마 전 통신 업계에 모처럼 흥미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5G(5세대) 통신 주파수의 추가 할당을 놓고 정부가 통신사들을 불러 모아 의견을 듣는 자리였는데요. 지난 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계획안' 공청회가 그 행사였습니다. 

행사장 분위기는 뜨겁다 못해 살벌할 정도였습니다. 주파수 대역 추가 할당이 사실상 LG유플러스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청한 것도, 이를 통해 가장 큰 실익을 누리는 것도 LG유플러스거든요. 실제로 행사장에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SK텔레콤은 정부 정책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부가 LG유플러스에 산타클로스 선물 보따리를 주는 것이냐?"는 애교 수준입니다.

"입사시험에서 꼴찌한 취준생(LG유플러스)에게 추가 시험 기회를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맹장이 터지려는 환자(왜곡된 통신시장)에게 빨간약(추가 할당)을 바르는 것이 올바른 처방이냐" 등 원색적이고 수위 높은 비난 발언이 난무했습니다.

LG유플러스 직접 경쟁자는 2위 KT

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대역을 추가로 할당받는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곳은 SK텔레콤이 아닌 KT입니다. 통신 품질이나 시장 점유율 면에서 LG유플러스와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는 곳은 2위 사업자인 KT이기 때문인데요.

정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LG유플러스와 KT는 5G 속도가 거의 대동소이한 상태인데요. 업로드는 양사(76Mbps)가 동일하고 다운로드는 KT(763Mbps)가 LG유플러스보다(712Mbps) 살짝 더 빠른 수준입니다.

통신 3사는 이번 공청회에서 통신 점유율을 결정하는 건 '속도 품질'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는데요. 이 논리대로라면 LG유플러스를 견제해야 하는 건 SK텔레콤이 아니라 KT가 됩니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KT보다 5G 속도가 빨라지고, 가입자를 유치하기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랜기간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45%), KT(30%), LG유플러스(20%) 순으로 굳어졌는데, KT가 점유율 3등 사업자로 밀려날 수 있단 것이죠.

점유율만 보면 SK텔레콤은 2, 3등끼리의 싸움을 지켜만 봐도 됩니다. 그런데 왜 SK텔레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LG유플러스에 우호적인 상황을 맹렬히 비판했을까요?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는 SK텔레콤이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 규모와 관련이 깊습니다. SK텔레콤은 '좋은 주파수 대역'을 얻기 위해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들였는데요.

당장 5G 주파수 첫 경매인 2018년의 사례만 봐도 SK텔레콤은 1조2000억원을 지출해 확장성이 좋은 3.6~3.7기가헤르츠(㎓) 대역을 따냈습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1조원 미만의 값을 치르면서 다소 불리한 영역의 주파수를 가져왔습니다.

SKT 1등 지키기 총력…수도권 품질 유지 신경

SK텔레콤은 '1등 사업자' 지위를 지키기 위해 매년 가장 많은 시설 투자비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주파수 이용권을 제외하고 통신사가 기지국 운영 등에 투자하는 항목을 케펙스(CAPEX)라고 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무선 CAPEX 기준 SK텔레콤은 2012년 이후 한결같이 타사 대비 수천억원 많은 비용을 집행했습니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바로 주파수 이슈의 중심인 '속도'인데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대역을 추가 할당받는다면 수도권에서는 SK텔레콤의 5G 속도를 앞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론상 전국 속도는 SK텔레콤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하는데, 서울 및 수도권 북부 지역은 예외가 될 수 있단 것이죠.

이는 장비 성능 탓입니다.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 장비를 쓰고 있는 반면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데요. 국산 장비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화웨이 장비가 주파수 추가 할당으로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면 수도권에선 SK텔레콤과 KT가 경쟁 열위에 처할 수 있단 분석입니다. 

통신 3사의 치열한 신경전에도 정부는 내달 주파수 경매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공청회에서 '주파수 이용기간과 이용지역 등 제한이라도 두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한 셈이죠.

'LG유플러스가 얼마에 주파수를 낙찰받느냐'만이 최대 변수가 될 듯합니다. 이번 주파수 할당이 수년간 지속된 통신 시장 점유율까지 변화시킬까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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