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부의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정부 모델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을 초월한 세계를 의미하며 최근에는 기술·공간컴퓨팅·가상경제·경험 등을 모두 아우르는 표현으로 활용되고 있다.
1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이슈분석 보고서(메타버스 정부의 기회와 도전: 추진과제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메타버스 정부는 새로운 가상 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업무처리 방식을 혁신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자 주도의 확장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정부를 말한다.
가상화된 공간에서 정부를 운영하고, 공공서비스 전달·이용방식을 혁신해 국민에게 새로운 디지털 정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중반 등장한 이와 유사한 개념의 '유비쿼터스 정부'는 사회·기술적 여건 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패러다임으로 정착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현재는 5G, 사물인터넷(IoT), 확장현실(XR) 등 기술이 발전한 데다 3D 활용 서비스 및 콘텐츠 다양화, 디지털 소비층 변화 등 메타버스 정부 기반이 빠르게 성숙되고 있어 메타버스 정부 구현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보고서는 메타버스 기반 정부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과제로 실감형 '가상민원실' 구현과 디지털 트윈 기반의 지역 공공서비스 혁신 등을 제시했다. 가상민원실은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각종 민원을 처리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한 가상공간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관광, 부동산, 지역사회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업무 방식도 혁신할 수 있다. 행정업무 시뮬레이션 서비스가 구축되면 가상의 공간에 실제 현장 모습을 구현해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재난·안전사고 예방 등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고,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 오피스는 정부 기관의 지방 이전이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확대된 유연근무의 지원을 위해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 오피스, 영상회의, 전시·행사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것이다. 유사시에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복원력 있고 유연성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행사 플랫폼을 통해 민관협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정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 부처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도입해 민원·영상회의·현장행정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 활용과 역기능 방지를 위한 선제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보고서는 "메타버스는 다양한 강점과 기회를 통해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국민의 디지털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메타버스의 강점을 부각해 기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위협요인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정부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